‘무노조 삼성’ 마감

2018.04.17 23:01 입력 2018.04.17 23:15 수정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8000명 직접고용 “노조활동 보장”

1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병훈 사무장(사진 왼쪽부터), 곽형수 수석부지회장, 나두식 지회장, 삼성전자서비스 최우수 대표이사, 최평석 전무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고용에 합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병훈 사무장(사진 왼쪽부터), 곽형수 수석부지회장, 나두식 지회장, 삼성전자서비스 최우수 대표이사, 최평석 전무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고용에 합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서비스가 90여개 협력업체 직원 약 8000명을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노조 활동도 보장한다. 삼성이 노동조합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이어서 창립 이후 80년간 유지해온 ‘무노조 경영’ 기조가 사실상 폐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협력업체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될 노동자의 규모는 가전제품 설치·수리기사 등 90여개 협력업체 8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노사 양 당사자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협력사 직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고용되면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서비스의 질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이례적 결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현재 운영 중인 협력사와의 서비스 위탁계약 해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협력사 대표들과 대화를 통해 보상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해 최근 검찰이 삼성의 ‘노조 와해’ 문건 수사를 벌이고 있는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혐의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 등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검찰은 최근 삼성의 노조 와해 관련 문건 6000건을 입수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여론의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이번 노사 합의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노조는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삼성을 상대로 노동3권을 행사하게 된다. 삼성물산(옛 에버랜드), 삼성웰스토리, 삼성에스원 등에도 노동조합이 있지만, 조합원 규모를 따지면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번 합의의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번 결정은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물꼬를 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