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삼성, 당혹…대책 마련에 부심

2018.11.14 22:04 입력 2018.11.15 09:18 수정

‘계열사 문제’로 선긋기

이재용 승계 ‘타격’ 우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분식회계에 해당된다는 증권선물거래위원회의 결론에 삼성 내부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이번 사안에 그룹 차원의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당사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법적 소송’을 얘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바꾼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의 승계 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 있던 만큼 이번 파문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단키 어렵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당사의 회계처리가 기업회계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는 회계 기준을 변경,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바꿨다. 그동안 회사 측은 회계법인의 조언과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적법한 절차였다고 주장해왔다.

문제는 이번 삼성바이오 논란이 이 부회장의 승계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주요 축인 삼성물산 주식이 없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23.2%를 보유했던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덕택에 이 부회장은 합병 후 통합 삼성물산 지분 16.5%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때 삼성물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감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해서 그의 입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삼성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편법·불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 외에 공식적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일단 계열사 차원의 문제로 선을 긋고 이 부회장과의 관련성은 드러내 보이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삼성 내부 문서 등을 보면, 회계처리 기준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보고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이 부회장이 이번 삼성바이오 사건으로 처벌받으면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겨 삼성생명 주식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삼성생명 주식을 이 부회장이 내놓게 된다는 것은 승계작업의 실패를 뜻한다. 이 사건을 삼성이, 현 정부가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축인 삼성생명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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