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경제 성장률, 코로나 첫해만큼 ‘캄캄’

2022.11.10 22:14 입력 2022.11.10 22:57 수정

KDI, 1.8% 전망…“수출·내수 동반하락으로 경기 둔화

물가 상승률은 3.2% 예상, 올해보단 상승폭 낮지만 고물가 지속”

2023년 경제 성장률, 코로나 첫해만큼 ‘캄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쳐 잠재성장률 수준인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물가는 3.2%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KDI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KDI가 전망한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로 추계됐다. 지난 5월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 당시 전망치(2.3%)보다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2.0%)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 주요 해외 기관 전망치보다도 낮았다. 기획재정부(2.5%)와 한국은행(2.1%) 예측보다도 낮았다. 이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제시한 기관은 한국금융연구원(1.7%)이 유일하다.

1%대 성장률은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최대치인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성장률이다. 국내 경제가 연간 1%대 이하 성장을 기록한 것은 역대 총 4차례뿐이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5.1%)과 2차 오일쇼크 여파가 이어진 1980년(-1.6%) 등이다.

KDI는 국내 경제 회복세를 이끄는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반하락하면서 경기 둔화세가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상품 수출 부진 영향으로 내년도 수출 물량은 올해 대비 1.6%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증가율(4.3%)보다 2.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해(230억 달러)의 3분의 2 수준인 160억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올해(4.7%)보다 1.6%포인트 낮은 3.1% 수준으로 추계됐다.

설비투자(0.7%)와 건설투자(0.2%)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올해에 비해 다소 개선되겠지만 경기 둔화와 대외불확실성 증가, 주택시장 부진 등으로 1%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자 수 증가 폭도 올해(79만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8만명으로 예측됐다.

내년도 물가 상승률은 3.2%로 전망됐다.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올해 상승률 수준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물가 안정 목표(2.0%)보다는 여전히 1.5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KDI는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은 낮아질 것이라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는 아직 크지 않다고 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년은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고 경기둔화 정도(로 예측하고), 물가상승률도 하반기로 가면 2.5%까지 낮아질 것”이라며 “방향 자체는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이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명확하게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KDI는 글로벌 거시경제 요인에 따라 발표된 전망보다 내년도 경기나 물가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가 지속되거나 글로벌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 우리 경제 성장세도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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