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점심 먹으러 마트 갑니다”···고물가에 간편식 발길 늘어

2024.06.07 15:00 입력 2024.06.07 16:04 수정

7일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의 간편식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7일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의 간편식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중소기업에 다니는 장모씨(38)는 점심시간이면 동료들과 함께 대형 마트를 찾는다. 대낮부터 가족 밥상 식재료를 사기 위해 장을 보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한 푼을 절약하기 위한 것이다. 장씨는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는 물가폭탄 시대라지만 지갑을 닫지 않고는 아파트 등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냉면 한 그릇이 1만5000원, 찌개백반이 1만원이 넘는데 솔직히 매일 점심을 음식점에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외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점심을 간편식으로 때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고물가시대 한 푼을 절약하기 위해 음식점 대신 회사 근처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김밥과 샌드위치로 한 끼를 해결하고 있어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이마트의 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사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사무실 중심 상권으로 손꼽히는 서울 여의도점, 양재점, 영등포점의 간편식사류 매출이 대폭 늘었다는 데 있다. 이들 3개점 가운데 주변 식당 음식가격이 높기로 유명한 여의도점의 경우 간편식사류 매출 신장률이 71.9%를 기록했다. 양재점은 39.0%, 영등포점은 34.6% 증가했다.

특히 3개점의 시간대별 간편식사류 매출의 경우 점심시간(오전 11시∼정오) 비중이 12.4%로 전국 이마트 점포 평균인 7.9%보다 높았다. 이는 점심시간 음식점에 가는 대신 마트에서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으로 한 끼를 때우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3개점의 1∼5월 김밥과 샌드위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증가했고 전국 평균 52%를 훌쩍 넘었다. 샌드위치는 3개점이 62% 증가했지만 전국 평균은 27%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피스 상권 매장의 경우 점심시간 직장인들을 위해 밥과 도시락류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CU는 지난 2월 880원짜리 편의점 최저가 자체브랜드(PB) 컵라면 ‘880 육개장 라면’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기존 브랜드 용기면보다 가격이 20% 이상 저렴해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개를 넘어섰다. CU 관계자는 “1000원짜리 매콤어묵 삼각김밥과 묶어 20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서인지 직장인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현재 CU에서 판매 중인 1000원 미만 상품 수는 780여개로 2021년(850여개)보다 8.2%가량 줄었다. 물가급등으로 초저가 식품 수는 줄었지만 올들어 1∼5월까지 1000원 미만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증가했다.

GS25의 990원짜리 PB 컵라면 ‘면왕’과 ‘1974 우유 200㎖’도 극가성비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면왕의 경우 기존 컵라면 대비 중량은 22% 늘었지만 가격은 1000원 아래로, 지난달까지 80만개가 팔려나가는 등 누적 판매 1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가격 할인, 1+1 등의 특가 행사나 묶음 할인 등을 통해 개당 상품 가격을 1000원 밑으로 낮추며 초저가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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