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분식회계 파장…‘삼성물산’ 겨눈다

2018.11.15 21:10 입력 2018.11.15 22:11 수정

삼성바이오 ‘6조9000억원’ 가치 산출 근거 밝히는 게 핵심 쟁점

박용진 의원·김기식 전 원장 등 “삼성물산 재무제표 감리 필요”

착수 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맞닿아 파장 커질 듯

금융당국이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회계 처리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주식거래가 중단된 15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회계 처리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주식거래가 중단된 15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결론을 내리자 삼성물산을 상대로 감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고의 분식을 통해 기업가치를 6조9000억원으로 평가하면서 자본잠식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파생됐기 때문이다. 이에 ‘6조9000억원’이라는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어떻게 산출됐는지 추가적으로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을 감리하게 된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맞닿아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을 감리하게 된다면 핵심 쟁점은 ‘6조9000억원’이라는 숫자이다. 6조9000억원은 삼성바이오의 내부 문건에 나오는 삼성바이오의 전체 가치 평가액이다. 과연 이 숫자가 어떻게 도출됐고 타당한지를 따져보는 게 관건이다. 이 숫자가 부풀려질수록 삼성바이오와 제일모직의 가치가 올라가고, 덩달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도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작성한 내부 문건을 보면, 2015년 11월17일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시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가치를 6.9조로 평가하여 장부(지분 51%)를 반영”했다고 적혀 있다. 앞서 11월10일 문건에는 “회계법인은 물산 합병 시 바이오 사업가치(6.9조) 평가와 관련하여 바이오젠사의 콜옵션에 대해 부채 및 손실 반영을 로직스에 요구”했다고 썼다.

삼바 분식회계 파장…‘삼성물산’ 겨눈다

6조9000억원은 안진회계법인이 2015년 8월 기준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기초한 숫자이다. 당시 안진은 현금할인법(DCF)으로 향후 10년간 이익을 추정해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6조9000억원이라고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홍순탁 회계사는 15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부 문건에 6조9000억원이라는 특정 숫자에 접근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평가액인지 아니면 뭔가 의도가 있는 액수였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논란 지점은 삼성바이오 평가액이 불과 몇달 전엔 6조9000억원이 아니라 19조원가량이기도 했다는 점이다. 꿰맞추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안진과 삼정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의 전체 가치를 19조원가량으로 평가했고, 삼성 측은 국민연금에 합병 비율 이유를 설명하는 자료로 제출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문건과 삼정·안진회계법인의 보고서를 보면, 합병을 정당화하는 입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19조로 (평가)하고, 회계처리를 위해서는 6.9조라고 했는데, 동일 회계법인이 동일 회사를 몇개월 시차를 두고 평가했는데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유가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날 6조9000억원이 재무제표에 반영된 삼성물산을 감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의 분식회계 의혹 조사 숙제가 우리 사회에 남겨져 있다”며 “삼성의 내부 문서에 삼성물산 합병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난 이상, 증선위는 금융감독원에 삼성물산 감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도 “큰 산을 하나 넘었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삼성물산에 대한 특별감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참여연대 역시 삼성물산 감리를 촉구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