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영끌족’ 대출 상환액, 연내 30~40% 급증 예상

2022.06.19 22:12 입력 2022.06.19 23:23 수정

2년 전 ‘영끌족’ 대출 상환액, 연내 30~40% 급증 예상

당초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2.7%
올해 각 3.61%·4.41%로 올라
당시 5억7000만원 대출한 차주
월 상환액 212만원→ 249만원

“금리 7~8%대는 생소한 일일 것
부동산 시장 침체 땐 심각한 위기”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추가 인상하면, 초저금리 시절에 대출받은 차주들의 연 상환액이 30~40%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집을 사기 위해 최대한도로 대출받았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사람)’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과거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도 속속 고정금리 대출 기간이 끝나고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대출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 시중은행의 차주 사례를 보면 신용등급 3등급의 A씨는 2020년 6월17일 연 2.69%에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4억7000만원, 연 2.70%에 신용대출 1억원 등 총 5억7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주택담보대출은 30년간 원리금을 균등 분할해 갚고, 신용대출은 이자만 내다가 일시상환하는 방식으로 빌렸다.

당시 A씨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총 2554만6000원, 월 상환액은 212만9000원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각 3.61%, 4.41%로 올랐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약 2991만8000원으로, 2년 전보다 17.1% 증가했다. 월 상환액(249만3000원)도 36만4000원 늘었다.

시장에선 한은이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연내 2.7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승분 1%포인트가 대출상품 금리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1%, 신용대출 금리는 5.41%가 된다.

이럴 경우 올해 말 A씨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약 3394만8000원)은 2년 반 전에 비해 약 32.9%(840만2000원) 불어난다. 월 상환액(282만9000원)은 70만원 증가한다.

만약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총 1.50%포인트 더 올린다면, A씨의 원리금 상환액은 약 41% 치솟아 월 상환액이 300만2000원에 이르게 된다. 고금리 때문에 주택시장이 침체돼 집값이 정체되거나 하락하면 차주들은 버티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A씨가 대출받아서 산 서울 서대문구의 14억5000만원짜리 34평형(전용면적 84.93㎡) 아파트는 현재 시세가 16억8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15.9%)이 올랐다. 만약 주택시장 침체로 집값이 더 오르지 않는다면, 대출금리가 현재보다 1.5%포인트만 인상된다고 해도 약 5년 뒤에는 주택 시세차익과 누적 원리금상환액(약 2억2512만원)이 비슷한 수준이 된다.

주택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실수요자들도 선뜻 빚을 내기가 힘들어진다. 신규 취급되는 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33~7.14%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6개월 사이에 금리 상단이 2.16%포인트 급등했다. 해당 상품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2.26%에서 4.15%로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달에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을 가능성이 있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연 8%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에 익숙했던 젊은 차주들에게 대출금리가 7~8%대까지 오르는 것은 생소한 일일 것”이라며 “은행에서 상담을 받고 원리금 상환 계획을 합리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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