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도 유로화도 약세…1400원선 턱밑까지 올라온 원·달러 환율

2024.06.24 21:06 입력 2024.06.24 21:09 수정

일본, 금리 추가 인상 미온적 태도

유럽은 프랑스 중심 ‘극우 리스크’

외환당국 ‘사수’ 상한선 돌파 우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2764.73, 코스닥 841.52, 원·달러 환율은 1389.0원에 마감한 수치가 나와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2764.73, 코스닥 841.52, 원·달러 환율은 1389.0원에 마감한 수치가 나와 있다. 연합뉴스

일본 엔화가 초약세를 보이며 엔·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60엔 선을 다시 눈앞에 두고 있다. 유로화도 약세를 보이고 달러 강세 기조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두 달여 만에 1390원대에 올라서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당국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에 나서는 등 환율 방어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연내 고환율 기조를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원 오른 1389원에 마감했다. 장 시작과 동시에 1390원을 넘어선 환율은 장 마감 전 엔화 약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1390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나 지난 21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환율이 1390원을 웃돌면서, 지난 4월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을 통해 사수한 상단인 1400원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환당국은 지난 21일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기존보다 150억달러 많은 500억달러까지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는데, 외환스와프는 달러가 필요한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이 아닌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으로 대체하도록 해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수요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지난 4월의 환율 급등세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면, 최근 환율을 밀어올리는 것은 엔화와 유로화 약세 여파가 크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9.9엔까지 올랐다. 34년 만에 160엔 선을 돌파했던 지난 4월29일 이후 약 두 달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일본 금융당국이 올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냈지만, 추가 긴축에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일본 외환당국은 이날 “과도한 변동이 있다면 적절하게 행동할 것”(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이라며 160엔 선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유로화는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프랑스를 중심으로 정치 리스크가 커지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극우 정당이 승리할 경우 정책 기조의 대전환은 물론 유로존에도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스위스가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고, 영국도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진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불안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 대내 여건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및 유로화 추가 약세 시 환율의 1400원대 진입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일시적으로 환율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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