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항공사들, 그룹에는 수백억씩 사용료 납부

2021.10.18 10:43 입력 2021.10.18 11:27 수정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룹에 수백 억원의 상표권료(브랜드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 천억원의 혈세를 지원받으면서 브랜드수수료를 내는 건 ‘총수일가 배불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 브랜드수수료 납부 현황’ 자료를 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258억원을 납부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건설에 110억원을 지급했다.

브랜드수수료는 그룹의 ‘이름(CI)’을 쓰는 계열사들이 사용료 명목으로 그룹(지주사)에 납부하는 금액이다. 지주사들의 경우 브랜드수수료를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재벌기업의 경우 과다한 브랜드수수료 납부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두 항공사의 브랜드수수료는 매출액에 기반해 산정된다. 대한항공은 매출액에서 항공우주사업 매출과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에 수수료율 0.25%를, 아시아나항공은 연결 연매출액에 0.2%를 적용해 사용료를 산출한다. 두 항공사의 브랜드수수료는 2019년까지 증가추세에 있다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매출이 줄면서 금액이 감소했다.

진 의원은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고사 직전까지 몰리며 정부의 각종 공적자금 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지주사가 브랜드수수료까지 받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는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8월말까지 2183억원이 지급됐다.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경영위기 해소를 위해 지난해에만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의 정책금융이 지원되기도 했다.

진 의원은 “지난해 이후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4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지주사가 브랜드수수료로 수백억원을 거둬들이는 것은 ‘총수 배불리기’로 비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수수료를 감면 또는 면제해 주고, 오히려 지주회사의 자산매각 등을 통해 항공사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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