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량 증가로 시장 회복 예단 못해…천천히 관찰해도 늦지 않아

2023.02.21 22:00 입력 2023.02.21 22:02 수정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자주 연락이 없던 지인에게 뜬금없이 주말에 문자가 전화가 오는 경우는 뭔가 부동산 문제로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다. “강남이 많이 떨어졌다데,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했다는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팔고 보태서 옮겨야 할까요?” 아, 얼어붙었던 아파트 거래에 숨통이 트이고 있는 걸까?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는 1317건으로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전세거래는 8936건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1만건 아래로 떨어진 후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다.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통계분석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비 2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5.06%, 전세가는 -9.86%로 전세가격 하락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 전세가 하락폭이 큰 곳은 송파구 -13.5%, 강동구 -12.58%, 강남구 -12.4%로 소위 강남권 전세가 하락세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폭을 키우는 양상이다.

여전한 약세 속에서도 거래가 늘어난 것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정부의 금융사 압박, 장기금리 하락 등으로 시중 금리가 꺾이고 있고 대출 규제 완화, 재건축, 청약제도 규제 완화 등이 주택시장의 냉기를 녹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에는 주택시장 이외 금리 등 경제변수, 정책요인 등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다만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면 서로 양의 상관관계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또한 주택시장이 대세 상승기로 전환할 때는 전세가격 상승이 먼저 나타나고 매매가가 오르는 양상을 보여왔다.

따라서 주택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과거 흐름으로 본다면 전세가격이 회복되고 거래가 정상화돼야 매매거래도 살아나고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또한 저금리에 익숙한 투자자들이 예전과 다른 금리 환경에 적응하고 이에 따른 시장 질서가 재편될 때 안정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과거 매매가 변동폭이 전세가 상승률을 넘어섰던 2001년과 2013년 주택시장의 대세 상승기가 열렸다.

주택시장의 미세한 흐름을 빠르게 타고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자금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많은 수요자들은 전세를 빼고, 집을 팔아야 이사갈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시장의 회복세를 논하기엔 어떤 지표나 근거도 찾기 어렵다.

물론 통계는 시장에 후행하지만, 지엽적인 지표 하나로 큰 모험을 하기엔 가계의 부담이 너무 크다. ‘지금은 천천히 그리고 깊이 있게 시장을 관찰해도 늦지 않을 때’라고 지인에게 문자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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