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계속되면 엘니뇨·라니냐 사라질 가능성"

2021.08.27 00:00 입력 2021.08.27 09:53 수정

1997년 관측된 엘니뇨 현상. 남미 근처 바다의 흰색 부분이 엘니뇨에 의해 주변보다 따뜻해진 영역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1997년 관측된 엘니뇨 현상. 남미 근처 바다의 흰색 부분이 엘니뇨에 의해 주변보다 따뜻해진 영역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구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동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평균보다 높아지는 ‘엘니뇨’와 반대로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동시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1만1000년간 지속된 이 현상들이 중단되거나 크게 약화된다면 지구 전체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몰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은 독일 막스플랑크기상연구소, 미국 하와이대 연구진과 함께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엘니뇨-남방진동(ENSO)’ 현상이 종료될 수 있다는 분석을 27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최신호에 게재됐다.

엘니뇨란 동태평양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올라간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남방진동은 남반구의 태평양 동쪽과 서쪽이 각각 고기압 또는 저기압 상태에 놓이는 것을 뜻한다. 엘니뇨가 일어날 때에는 태평양 동쪽이 저기압이다. 엘니뇨와 남방진동은 상호 작용하며 동시에 나타나는 기후 현상으로 과학계는 분석한다.

연구진은 현재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또는 4배로 증가시킨 상황을 각각 슈퍼 컴퓨터를 동원해 시뮬레이션 했다. 그러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엘니뇨-남방진동의 힘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엘니뇨-남방진동의 변동성, 즉 강도가 현재보다 6% 약화됐고, 4배 늘어나면 31%나 약해졌다. 라니냐는 엘니뇨가 있어야 생기는 반작용 같은 현상이어서 라니냐 또한 약해질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연구진은 온난화에서는 기온이 높아지면서 증발 현상이 증가하는 것이 엘니뇨-남방진동을 억누르는 핵심 원인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이순선 IBS 연구위원은 “엘니뇨와 라니냐가 실제로 크게 약화됐을 경우 지구 전체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밝히는 것이 향후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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