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는 줄이고
작전 능력은 높이고
음식물 찌꺼기를 특수 처리해 인공 등유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무기 운영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물론 보급을 기다리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연료를 간단히 조달할 수 있어 작전 능력을 키울 방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기술전문지 인셉티브 마인드 등 외신은 영국 공군이 이달에 인공적으로 등유를 만들어 길이 4m짜리 고정익 무인기(드론)를 20분간 비행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영국 공군에 따르면 인공 등유는 음식물 쓰레기처럼 당분을 많이 함유한 물질로 만든다. 재료에 박테리아와 특수 화학물질을 넣고 가열하면 항공기에 넣을 수 있는 인공 등유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영국 기업인 C3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미국 해군이 개발에 공동 참여한 이번 인공 등유의 시험 생산량은 15ℓ였다.
영국 공군은 인공 등유를 만들기 위한 기술을 자세히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등유를 생산하는 데에는 대규모 시설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공군은 이번에 만든 등유를 드론뿐만 아니라 유인 전투기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 등유는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군사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공 등유를 비교적 간단한 장비만으로도 생산할 수 있다고 영국 공군이 밝혔기 때문이다. 적의 공격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떠안아야 하는 연료 보급망에 의존하지 않고도 전장에서 신속하고 간편하게 인공 등유를 만들어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작전 능력이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난해 미군은 석유로 작동하는 발전기에 의존하지 않고도 전장에서 전기를 원활하게 만들어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군은 태양 전지판을 잔뜩 붙인 채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전장으로 무선 전송하는 기술을 고안 중이다. 무선 전송에는 마이크로파를 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력선을 우주에서 지구로 연결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실험 단계여서 실전 배치 시점을 가늠하긴 어렵다. 게다가 전기를 조달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석유를 넣어 돌아가는 엔진을 쓰는 군용 무기에는 에너지를 직접 공급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인공 등유 기술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링컨 테일러 영국 공군 부사령관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인공 등유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미래 공군의 목표를 확보하기 위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