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속 ‘방사성 요오드’ 99.8% 없애는 기술, 국내 연구진이 개발

2022.07.25 20:58 입력 2022.07.25 20:59 수정

백금 입힌 철 나노입자로 흡착

100회 이상 쓸 수 있어 경제적

방사성 폐기물 양도 대폭 줄어

방사성 요오드가 섞인 물은 노란색(사진 왼쪽)이지만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흡착제를 첨가하면 무색투명한 액체로 변한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방사성 요오드가 섞인 물은 노란색(사진 왼쪽)이지만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흡착제를 첨가하면 무색투명한 액체로 변한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된 ‘방사성 요오드’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배상은 박사팀은 연세대 화학공학과 한병찬 교수팀, 서울대·기초과학연구원(IBS) 현택환 교수팀과 함께 바닷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있는 방사성 요오드를 99.8%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오염수에 섞인 방사성 요오드는 따로 떼어내 없애기 어려운 물질이다. 요오드는 염소나 불소, 브롬과 함께 ‘할로겐 음이온’으로 불리는데, 이 물질들은 서로 단단한 고리처럼 연결돼 있다. 기존 과학계에선 귀금속인 ‘은’을 흡착제로 사용하는 고육책을 써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방사성 폐기물로 변한 은 흡착제가 다량으로 생기는 게 문제였다. 은 흡착제는 한번 쓰고 나면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철 나노입자 표면에 백금을 입힌 새로운 흡착제를 고안했다. 흡착제 표면에 코팅된 백금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요오드만 쏙 골라내 잡아낸 것이다. 흡착제에 달라붙은 방사성 요오드는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분리해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한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쓰면 오염수에 섞인 방사성 요오드를 99.8% 이상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 새로운 흡착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노입자에 철을 넣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염수에 자석을 넣고 휘저으면 흡착제의 몸통을 이루는 물질인 나노입자 속의 철이 달라붙도록 한 것이다. 모래에 철가루가 섞였을 때 자석을 넣고 헤집으면 철가루만 자석에 깔끔하게 달라붙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회수한 흡착제에서 방사성 요오드만 떼어내고 나면 흡착제를 다시 쓸 수 있다. 연구진은 100회 재사용해도 흡착 효율이 첫 사용 때와 비교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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