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논술시험의 역사

2013.01.08 22:12 입력 2013.01.08 23:48 수정

본고사 금지된 후 86학년도에 첫 도입

2년 만에 폐지, 94학년도 수능 때 부활

논술은 1986학년도에 처음 대입 시험으로 등장했다. 본고사가 금지된 학력고사 체제 속에서 대학들이 변별력을 확보하고 암기 위주 문제를 탈피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준비없이 도입된 논술시험에 대해 대학의 출제 역량, 채점의 공정성 등이 도마에 오르며 여론이 악화되자 2년 만에 폐지됐다.

논술이 다시 등장한 것은 1994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이 도입되면서다. 학력고사에 대해 고차원적인 사고능력 측정 미흡, 암기 위주 평가, 입시 위주 교육 유발 등의 문제가 제기돼 수능이라는 새로운 시험이 등장하고 대학별 전형으로 본고사가 부활한 것이다. 그러나 본고사 도입 후 학교교육 황폐화, 사교육 확대 등의 부작용이 제기되자 1997학년도부터는 대학별 전형 중 논술시험만 남게 됐다.

이때부터 논술시험은 시사문제 중심, 고전논술 등 여러 형태로 변화해오다 2000년대 중반부터 여러 영역의 사고력을 통합해 측정하는 통합교과형 논술시험으로 굳어지고 있다. 수능과 내신 등급제로 학생들의 변별력 측정이 어려워지자 대학들이 각 교과목 지식을 간접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을 경쟁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수리·과학 논술이 선보였고, 영어 지문까지 등장했다. 어려워진 논술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자 2005년 노무현 정부는 외국어 제시문, 단답형이나 객관식 문제, 특정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 수학이나 과학 문제 중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등을 본고사형 논술로 보고 금지시키는 논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입시의 대학자율화를 이유로 2009년 논술 가이드라인은 폐지됐다. 가이드라인이 폐지되고 현 정부에서 표방해온 쉬운 수능의 변별력까지 떨어지자 대학들은 논술 난도를 계속 높여왔다.

2013학년도에 논술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곳은 28개 대학이다. 전체 4년제 대학 198곳 중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논술을 채택하고 있는 학교들은 모두 중상위권 대학으로 서울·수도권의 주요 대학 대부분이 논술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주요 11개 대학을 기준으로 할 때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은 전체 수시모집 인원의 40.8%에 달한다.

최근 논술시험의 지나치게 높은 난도와 본고사 방식의 출제가 문제가 되자 대학교육협의회는 공교육 범위에서 논술을 준비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 논술 출제과정에 고교 교사가 참여하도록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들이 전혀 지키지 않아 그야말로 권고에 그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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