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게임중독 ‘부모 관심’이 좌우

2011.05.05 19:07
이영식|중앙대학교병원 정신과 교수

요즘 아이들이 가장 즐겨하는 놀이도 컴퓨터 게임이고, 어머니들이 가장 걱정하는 놀이도 컴퓨터 게임이다.

게임의 긍정적 측면은 게임을 통한 두뇌-눈-손가락의 협동조작 훈련이 섬세운동기능을 발달시킨다는 점이다. 또 게임의 규칙과 원리를 터득해가는 과정을 통해 과학적 사고가 발달하고, 게임 숙달을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 도전정신을 맛보는 기회가 된다는 측면도 있다. 게임내용이 교육적이라면 새로운 세계를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의 장이 되어 지능과 학습 발달은 물론 정서 함양에도 유익한 놀이가 될 수 있다.

[의술 인술]아이들 게임중독 ‘부모 관심’이 좌우

하지만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할 경우 친구 없이 기계와 노는 아이가 되거나, 폭력성·음란성 모방행동이나 인터넷 거짓 허위정보에 접할 우려가 있고,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이나 게임 중독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부모들은 게임의 긍정적 측면은 인정하되, 부정적 해악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잘 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부모가 직접 컴퓨터 놀이에 참여하는 것이다. 특히 아빠와 같이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한다면 부자간의 정이 두터워질 것이다. 부모는 컴퓨터를 거실과 같은 공개된 공간에 배치하고,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미리 시간을 정해 그 시간을 지키게 하거나, 적어도 30분에 한번씩은 쉬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적절한 조명 아래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지, 컴퓨터로 무엇을 했는지, 어떤 게임을 하는지, 혹시 나쁜 사이트에 들어가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공격적이며 음란한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닌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 게임을 하며 채팅을 할 때 욕을 하거나, 남의 흉을 보지 않도록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개인 정보를 유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심어주고,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을 부모 허락 없이 만나지 않도록 교육한다.

인터넷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의심쩍은 전자우편을 받으면 부모에게 알리게 하고, 수상한 곳에서 파일을 다운 받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 부모 허락 없이 물품을 주문하지 못하게 하며, 부모는 신용카드 번호를 잘 관리해야 한다.

시간을 지키겠다고 부모와 약속을 하지만 지키지 못하고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하다 학교에 지각하거나,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있다.

게임 때문에 친구관계에 변화가 생기고, 학교에 가지 않고 몰래 PC방에 가며 거짓말을 하거나 돈을 훔치는 등의 행위가 반복되면 게임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부모가 게임하는 시간을 강제로 줄였을 때 아이가 무기력해지거나 불안증세를 보인다면, 또 게임 때문에 혼이 나거나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오히려 컴퓨터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면 게임중독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럴 때는 아이와 함께 병원이나 전문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게임중독은 부모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게임중독을 막으려면 무조건 통제할 게 아니라 아이가 하는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고 함께 대화를 해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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