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자, 전문적 맞춤운동 처방 필요

2011.08.25 18:54 입력 2011.08.25 18:59 수정
설준희 |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웰니스센터 센터장

심장은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나 각종 영양소 등을 공급하는 중추기관이다. 심장이 뛴다는 것은 우리 생명의 영속성을 뜻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인체의 모든 기관이 그렇듯 심장 역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레 약해진다. 근육이 쇠약해지고 펌프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폐와 혈관 역시 그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알맞은 운동을 지속하게 되면 그 기능이 나빠지는 것을 막고 오히려 더 나아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평균 5만여명이 심장 문제로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다. 물론 우리나라 심장질환 분야 시술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재활의 경우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심장 재활은 비단 심장과 폐혈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 신체 자체가 약하고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부터 해결해나가야 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차축이나 바퀴가 나쁜 경우 엔진이 아무리 좋아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신체의 디자인을 올바르게 하고 강화한 뒤 심혈관과 폐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추가해야 한다. 또 디자인 검사를 통하여 각자에게 맞는 유·무산소 운동을 적용해야 위험성 없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심장질환자들은 상태에 따라 운동할 수 있는 최대 강도가 있다. 따라서 보다 전문적인 운동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운동부하 심폐기능평가’를 통해 환자가 어느 수준에서 힘들어하는지 최대치를 설정한다. 심장질환자나 노약자가 운동을 하다가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자신의 최대 산소량을 넘어서는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심폐기능평가가 끝나면 근력검사를 시행한다. 특수 근력측정기를 이용해 다리의 펴는 근육과 굽히는 근육의 힘을 측정한다. 보통 힘의 비율이 6 대 4 정도가 걷기 운동을 하기에 적당하다. 이런 신체검사가 끝나면 3차원 영상으로 몸을 촬영해 좌우 다리 길이가 같은지, 골격이 비뚤어지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균형 능력을 측정한다. 그리고 첨단 유연성 시스템으로 온몸의 관절 상태를 확인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환자에게 맞는 맞춤운동 처방이 나온다.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필자는 미국 연수 중 심장질환을 가진 노인들을 상대로 신체디자인 검사와 운동을 실시한 결과 정신·육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운동치료클리닉과 부상방지클리닉이 활성화된 덕분이다.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고 심장혈관 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법을 통해 운동량을 늘리면 심장질환자 역시 일반인과 같이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심장질환자에게만 맞춤운동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작은 일상생활 습관들이 모두 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강하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맞춤운동이 필요하다. 골반이 비뚤어져 있을 경우 자전거 운동은 골반을 더 뒤틀리게 할 수가 있어 먼저 골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또 머리 위치가 과도하게 앞으로 나온 사람은 목이나 척추 디스크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기대수명 100세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나이가 들어 몸의 기능이 약해진다고 하기엔 너무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

우리 신체는 노화의 길을 걷고 있지만 운동은 노화를 늦추며 나이보다 젊게 살 수 있는 힘을 준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은 그 어떤 약보다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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