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당화혈색소’ 관리도 중요하다

2011.08.11 19:16
최성희 | 분당서울대병원·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병 치료제 보험급여 기준이 지난 7월1일부터 새로 바뀌었다. 복지부가 고시한 개정안의 키워드 중 하나는 ‘당화혈색소’이다. 평균 혈당인 당화혈색소 수치 관리가 당뇨병 치료의 주요 지표로 자리잡은 것이다.

당화혈색소란 혈당이 높아져 적혈구 속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것을 의미한다. 적혈구가 살아있는 2~3개월 동안에는 계속 포도당이 붙어있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를 체크하면 2~3개월 간 평균 혈당 농도를 알아볼 수 있다. 당화혈색소가 높다는 것은 최근에 평균적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당화혈색소 관리는 혈당 조절만큼 중요하며,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6.5~7% 이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의술 인술]당뇨, ‘당화혈색소’ 관리도 중요하다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합병증과 연관이 깊다. 당화혈색소가 1% 높아질 때마다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0%씩 높아진다. 반면 당화혈색소 수치를 1% 낮추면 심근경색과 미세혈관합병증 발생 위험은 각각 14%, 37%까지 떨어진다. 혈당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개월에 한번씩은 병원에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합병증을 막고 당뇨병 진행을 늦추기 위해 ‘혈당 변동폭’에도 유의해야 한다. 혈당 변동폭은 하루 중 최고 혈당과 최저 혈당의 차이, 즉 혈당 높낮이의 변화를 말한다. 식전과 식후 혈당 수치가 널뛰기를 하듯 급격하게 변하면 각종 당뇨병 합병증의 원인인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하는데 이 산화스트레스가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합병증은 당뇨병성 심혈관 질환, 신증, 망막병증, 족부병변 등 몸 전체에 병이 생기며 관리하기도 어려워서 예방이 최선이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은 여전히 당화혈색소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혈당 변동폭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진료실에서 환자들과 이야기해 보면 대개 공복혈당은 매일 꼼꼼하게 확인하는 반면, 당화혈색소에 관심을 갖고 이를 정기적으로 검사해보는 환자는 드물다. 당뇨병을 ‘무조건 혈당만 낮추면 되는 질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혈당 수치를 너무 급격히 떨어뜨려도 저혈당 같은 위험한 합병증이 나올 수 있고, 특히 노인의 경우 저혈당은 일정 수준의 고혈당보다 더 위험하다. 저혈당은 오한, 식은땀, 가슴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실신이나 쇼크처럼 심한 증세도 유발하며, 적당한 조치가 늦어 의식 소실이 지속되면 끝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위험하다.

이런 위험을 피하고 당뇨병 관리를 잘 하려면 혈당 변동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여 당화혈색소 수치를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하게 혈당의 변동을 체크하고 식사와 운동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식사와 식사 사이 간격은 4~5시간을 두고, 간식은 되도록 식후 2시간 후가 좋다. 잦은 금식, 과식 등 불규칙한 식사는 금물이다. 인슐린주사나 먹는 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약물의 작동 시간도 고려하여 혈당의 변동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당화혈색소가 떨어지지 않거나 혈당 수치 변화가 심해 잦은 저혈당 증세를 보인다면 의사와 상담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찾아보자. 치료제 선택은 식이요법만큼이나 중요하다.

최근에는 빌다글립틴(DPP4 효소 억제제)제제와 같이 혈당이 높을 때 선택적으로 작동을 잘하는 약들도 개발되어 있다. 당뇨병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식사와 운동, 먹는 약의 조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하자. 더욱이 병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까지 더해진다면 만성질환인 당뇨병과 평생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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