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효녀에게 왜 가슴통증이 심해졌을까.

2018.07.30 09:05 입력 2018.07.30 09:09 수정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사람은 그 누구도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기가 힘듭니다. 어린 아이가 태어나서 스스로 살아갈 수 없듯이 말이죠.

그래서 어려서는 부모의 따뜻한 자애가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나이 들어서는 자식의 봉양, 즉 효도가 필요합니다. 서구 사회는 비교적 일찍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노후의 삶을 연금이나 국가에서 공동으로 맡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한 가정 안에서 자식의 책임으로, 효도라는 이름으로 안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사회복지시설이나 요양병원 도움은 큰 불효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식 세대에겐 효(孝)라는 윤리가 미덕이 아니라, 때론 원인모를 가슴통증처럼 각종 신경성 질환이 유발될 만큼 큰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집집마다 이런 문제들로 온 가정이 갈등과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님을 효도로써 잘 모시기 위해서는 진정한 효가 무엇인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뜻, 나이든 내 부모가 원하는 대로 장성한 자식이 다 들어주는 것을 효도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이는 마치, 어린 내 자식이 밥을 안 먹고 사탕이나 과자만 먹겠다고 떼를 쓸 때, 이를 다 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팟캐스트 듣기

유교 경전인 효경이란 책에 보면 “부모의 말씀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효도가 아니다. 효도는 부모가 늙고 병들었을 때 돌봐드리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246화에서는 잘못된 효도 개념 때문에 가족갈등과 가슴통증 같은 신체적 질병으로까지 이어진 환자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고 하루하루 사는 게 너무 짜증나고 숨조차 편하게 못 쉴 정도로 힘들다고 호소하는 중년 여성 ㄱ씨는, 벌써 몇 년째 우울증 약에만 의지한 채 멍하니 살아갑니다. 성실한 남편과 착한 아들이 있는데도 ㄱ씨는 왜 이렇게 힘들까요? 바로 친정 엄마 때문이었습니다. 친정 엄마는 부부싸움만 하면 계속 전화를 걸어와 하소연을 합니다. ㄱ씨도 처음에는 ‘엄마가 힘드니까 그렇겠지,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불쌍한 우리 엄마 내가 위로해줘야지’라는 생각에 그 하소연을 다 들어주고 달래준 겁니다.

그랬더니 엄마는 이제 ‘사는 게 힘들다’며 매일같이 ㄱ씨에게 전화를 합니다. 하소연은 끝이 없습니다. ㄱ씨도 이젠 진이 빠져버린 겁니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어김없이 울리는 엄마의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꽉 메여오면서 가슴통증까지 생겼습니다.

‘오늘은 또 얼마나 긴 이야기를 또 똑같은 이야기를, 답도 없는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나’ 싶어 갑갑합니다. 엄마도 엄마지만 나도 좀 살자 싶어, “이제 제발 좀 그만 하라”며 소리도 쳐봤습니다. 또, 전화를 아예 며칠씩 안 받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답니다. 엄마는 직장에서 한참 일하고 있는 사위한테 전화를 해버립니다.

ㄱ씨는 효도를 위해 엄마의 요구를 다 들어주자니 자신이 미칠 지경입니다. 반면, 엄마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려니, 자신이 불효하는 게 아닐까라는 양심의 가책 때문에 괴롭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통부리기 246화에서 자세한 해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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