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치료와 과거 흘려보내기

2018.08.13 09:46 입력 2018.08.13 09:47 수정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살면서 사람 때문에 크고 작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서로 생각과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각자의 이익과 편리를 극대화시키려는 과정에서 상대의 이익을 빼앗는 상처를 주고받게 됩니다.

이는 사회에서 만난 타인만이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이나, 형제간, 친인척 간에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이런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상대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차게 됩니다. 또한, 상대를 용서하지 못해 화병이나, 우울증, 불안장애 등 큰 병을 얻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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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충격은 그 직후에만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암세포처럼 계속 커져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같은 마음 속 암세포에 대한 수술이 필요합니다. 바로 용서와 화해를 통한 화병 치료가 필요합니다. 우리 기억 속 상처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더 이상 미워하지 않을 때 마음 속 암세포도 제거됩니다. 그래서 한 철학자는 “용서는 죄인을 자유롭게 만든다. 하지만, 더 큰 자유를 얻는 진정한 죄수는 바로 용서한 당신 자신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는 화병 치료의 중요한 모티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용서’라는 행위는 상처받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거룩한 행위로 동서고금의 현인들이 하나같이 중요시했습니다. 내가 상대를 용서해야 내 고통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종교적 가르침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용서는 오히려 마음의 암세포를 더 확대 전이시킨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진정한 용서가 되지 않고, 단순히 내가 불편하니까 빨리 용서하고 잊어버려야겠다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이는 화병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상처받았던 과거를 똑딱 때어내어 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 생생한 기억은 사실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습니다. 망각과 용서를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냥 단순히 잊으려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마음의 수술대에서 도망치는 위험한 방법입니다. 여기에 종교 교리에 얽매여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용서라는 수술대에 오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원수에게 한쪽 뺨을 맞았거든 다른 쪽 뺨을 내밀어라는 식으로 ‘빨리 용서해라, 용서하는 게 좋은 거다, 착한 거다, 그래야 좋은 교인이다’라는 오해의 소지를 갖기 쉽습니다.

궁극적으로 용서가 나를 위해 좋은 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렇게나 서둘러 마음의 응어리를 수술한다고 그 결과가 다 좋은 것이 아니죠. 적절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서 마음의 수술도 잘 해야 합니다.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248화에서는 이민 후 사업 과정에서 당한 사기 때문에 큰 재산을 잃고 고통 속에 지내던 한 중년 여성의 화병 치료 과정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과거 상처를 어떤 과정을 통해 용서하고 화해해야하는 것인지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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