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의 계절, 임성근 쉐프가 전하는 ‘이것만 알면 김치 고수’

2021.11.20 08:00

배추, 무, 열무, 파, 오이…. 재료는 달라져도 김치의 기본양념만 충실하면 세상의 모든 김치를 만들 수 있다. 이보다 더 쉬운 레시피가 있을까. 사진 경향신문

배추, 무, 열무, 파, 오이…. 재료는 달라져도 김치의 기본양념만 충실하면 세상의 모든 김치를 만들 수 있다. 이보다 더 쉬운 레시피가 있을까. 사진 경향신문

명절이 없는 초겨울, 김장은 비수기의 잔치였다. ‘접’ 단위로 치르는 대규모 이벤트의 기세도, 이웃끼리 돕는 품앗이 문화도 사라졌지만 갓 담근 김장김치에 수육 파티 정도는 지금도 누릴 수 있는 풍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속 ‘김장 인증샷’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김치를 담가본 적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만들어보면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다”는 뜻밖의 감상을 내놓는다.

배추, 무, 열무, 파, 오이…. 재료는 달라져도 김치의 기본양념은 달라지지 않는다.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간을 맞추는 젓갈, 감칠맛을 내는 설탕 등 감미료, 향과 맛을 더하는 마늘과 생강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김치를 만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쉬운 레시피가 있을까.

한식 경력 40년 임성근 조리기능장이 김장 초보들의 질문에 두 팔 걷고 답했다. 고수의 비법도 전수했다. 그는 최근 누구라도 쉽게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간결하게 레시피를 정리한 <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를 펴냈다. 올해는 김치 담그기에 한번 도전해볼까.

한식 경력 40년 임성근 조리기능장이 김장 초보들의 질문에 두 팔 걷고 답했다. 김치 만들기, 고수의 비법도 전수했다. <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 제공

한식 경력 40년 임성근 조리기능장이 김장 초보들의 질문에 두 팔 걷고 답했다. 김치 만들기, 고수의 비법도 전수했다. <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 제공

>> 생애 첫 김치 도전! 어떤 김치가 좋을까

김치 초보가 처음부터 포기김치를 담그기는 좀 벅차다. 양념을 만들고 속을 채워넣는 것도 만만치 않지만, 그보다 배추를 제대로 절이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연한 얼갈이와 열무는 절이지 않고 양념에 버무리기만 하면 되니 쉽다. 오이나 부추, 양파, 파, 갓도 마찬가지다. 무쳐서 바로 먹는 겉절이류 김치는 실패할 확률이 적어 김치 초보에게 적당하다.

>> 절임 배추를 바로 양념에 버무려도 되나

시판 절임 배추는 대부분 소금물에 넣고 꾹 눌러서 절이는데 이런 누름 방식의 절임 배추는 물에 헹구면 금세 물기를 빨아들이며 살아난다. 그러니 헹구지 말고 물기만 쪽 뺀 상태로 김치를 담가야 한다. 행여 위생 상태가 걱정된다고 물에 헹군 뒤 김치를 담그면 숙성되면서 물이 많이 생기고 무를 수 있다. 부득이 헹궈야 한다면, 간간하다 싶은 정도의 소금물에 한 번만 가볍게 씻고 배추의 물기를 최대한 뺀 다음 김치를 담근다. 배추의 물기는 밑동을 이파리 부분보다 높게 두어야 잘 빠진다.

>> 소금은 어떤 걸 사용해야 하나

김치를 절일 때 쓰는 ‘바다 소금’ 즉 천일염은 그중에서도 간수가 잘 빠진 것을 사용해야 한다. 만약 간수가 제대로 빠지지 않아 소금에 불순물이 남아 있으면 김치가 무르기 쉽다. 간수가 잘 빠지지 않은 소금은 반투명하며 반짝반짝 빛이 난다. 제거되지 않은 물기가 반짝이는 것이다. 반면 간수가 잘 빠진 소금은 비침 없이 흰색을 띤다. 물기가 없으니 손으로 꽉 쥐었다 놓아도 손에 붙지 않을 만큼 보슬보슬하다.

>> 소금에 절이기, 요령이 있나

배추를 절일 때는 반으로 자른 배추를 옅은 소금물(소금과 물 1 대 8)에 한 번 적시고 배춧잎 사이사이에 천일염을 뿌린다. 배추 밑동 쪽과 두꺼운 줄기에는 소금을 넉넉히 뿌리고 연한 잎에는 뿌리지 않는다. 소금을 뿌린 배추는 자른 단면이 위로 향하게 두고 무거운 것(깨끗한 돌, 물 담은 비닐이나 냄비 등)을 올려 수분을 뺀다. 배추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아래쪽에 있는 배추가 먼저 절여진다.

이 때문에 3~4시간에 한 번씩 위쪽과 아래쪽 배추의 위치를 바꿔준다. 보통 10~12시간 정도 절인다. 계절, 소금의 염도, 배추의 두께 혹은 수분 함량에 따라 시간을 달리한다. 배추의 두꺼운 줄기 부분을 손가락으로 구부렸을 때 부드럽게 휘어지면 잘 절여진 것이다.

>> 액젓 종류도 많은데, 어떤 걸 사야 하나

기름기가 많은 생선일수록 감칠맛이 뛰어난 반면 비린 맛도 강하다.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김장김치처럼 오래 보관해두고 먹을 김치에는 액젓과 멸치진젓, 새우젓을 함께 넣는다.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파김치는 액젓에 비해 비린 맛이 강한 진젓이 들어가야 훨씬 맛있다. 하지만 젓갈 특유의 비린 맛이 부담스럽다면 액젓만 사용해도 괜찮다. 금방 먹을 김치와 겉절이는 액젓으로 담가야 맛이 좋다. 물김치는 액젓을 많이 넣지 말고 새우젓 또는 새우젓 국물로만 간을 해야 국물이 깔끔하다. 김치 초보라면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량 제품을 구입하는 게 효율적이다.

>> 김치 양념의 염도, 어떻게 맞추나

김치 양념의 간은 절인 재료의 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재료가 짭짤하게 절여졌다면 양념을 조금 싱겁게 하는 게 좋고 반대로 재료가 싱겁다면 양념을 짭짤하게 해야 익은 뒤 김치의 간이 맞는다. 예를 들어 배추가 덜 절여졌는데 양념을 싱겁게 한다면 김치에 물이 생기고 무르기도 하며 금방 시어버린다. 양념을 만들기 전에 절인 재료의 간을 보는 것이 먼저다.

>> 김치가 물렀는데 왜 이런 걸까

김장김치가 무르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배추가 좋지 않은 경우, 간수가 덜 빠진 소금으로 배추를 절인 경우, 절인 배추의 물기를 덜 빼서 수분이 많은 채로 김치를 담근 경우다. 무채를 썰 때 채칼을 이용하거나 결대로 썰지 않은 경우, 무채가 너무 많이 들어가도 물이 생긴다. 오래 두고 먹을 김장김치를 담글 때는 평소보다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보통 동그란 무의 단면을 얄팍하게 자른 뒤 채를 써는데 그건 결 반대로 써는 방법이다. 그러면 무채가 부서진다. 결대로 자르려면, 먼저 무를 적당한 길이로 토막낸 뒤 토막을 눕혀 길이대로 채를 썰면 된다. 식감도 더욱 아삭하다.

>>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나

김장을 잘 담갔으나 보관을 잘못해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치를 통에 담은 뒤에는 꼭꼭 눌러 공기를 빼고 공기 접촉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우거지로 덮는다. 포기김치 한쪽을 꺼낸 뒤에는 반드시 김치를 꼭꼭 누른 후 우거지로 다시 덮어둔다. 그대로 방치하면 김치가 무르고 곰팡이도 생길 수 있다.

임성근은 한식 경력 40년의 국가공인 조리기능장으로  2015년 tvN <한식대첩> 시즌3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 알려졌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손쉬운 레시피를 선보이며 한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 제공

임성근은 한식 경력 40년의 국가공인 조리기능장으로 2015년 tvN <한식대첩> 시즌3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 알려졌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손쉬운 레시피를 선보이며 한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 제공

■임성근 조리장의 김치 비법 레시피

재료: 절인 배추 4쪽(배추 2포기 분량), 무 1/2개, 청갓(또는 홍갓) 4포기, 쪽파 20줄기

양념: 고춧가루 3컵, 멸치액젓 2컵, 찹쌀풀 1컵, 새우젓 1/2컵, 소주 1/2컵, 다진 마늘 5큰술, 설탕 4큰술, 다진 생강 2큰술, 고운 소금 2큰술

1 절인 배추는 체에 얹어 물기를 빼고 질긴 겉잎 한두 장을 뗀다. 떼어낸 겉잎은 김치 위에 덮을 우거지로 따로 둔다.

2 무는 0.2㎝ 두께로 얇게 채 썬다.

3 갓과 쪽파는 4~5㎝ 길이로 썬다. 쪽파의 흰 부분이 굵다면 반으로 가른다.

4 김칫소를 버무릴 큼직한 그릇에 무채, 갓, 쪽파를 담고 양념 재료를 모두 넣는다. 새우젓은 손으로 으깨 넣는다. 양념을 골고루 버무리고 간이 부족하면 고운 소금(천일염)으로 맞춘다.

5 절인 배추의 절단면이 위를 향하게 두고 겉잎부터 김칫소를 차곡차곡 넣는다. 밑동에 가까운 줄기 쪽에는 소를 꼼꼼히 넣고 이파리에는 양념이 묻을 정도로만 넣는다.

6 소를 다 넣은 뒤 겉잎 한 장을 남겨두고 배추를 반으로 접는다. 겉잎으로 배추를 돌려 감싸고 절단면이 위를 향하게 통에 담는다. 배추를 꼭꼭 누른 뒤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거지를 잘 펴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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