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생활 공간 지켜야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쪽잠 자며 학교 지켜낸 교직원

2023.08.01 11:47 입력 2023.08.01 12:07 수정

충남 공주교동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영락 주무관. 충남도교육청 제공

충남 공주교동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영락 주무관. 충남도교육청 제공

주인공은 공주교동초등학교 최영락 주무관
대전→공주→대전→공주→부여→공주 行
“우리 집 관리하듯 시설관리에 최선 다할 것”

“건물 누수로 아이들이 생활할 공간이 없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에 어떻게든 침수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최근 집중호우로 충남지역에서 인적·물적 등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공주교동초등학교가 한 교직원의 발 빠른 대처로 침수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공주교동초등학교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최영락 주무관(45)이다.

최 주무관은 지난달 14일 평소와 같이 오후 6시쯤 퇴근을 했다. 그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대전으로, 학교와 집 간 거리는 왕복으로 약 86㎞,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정도다.

퇴근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그는 바깥에서 들리는 빗방울 소리가 커지자 오후 8시쯤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체육관 냉난방기실에서의 누수를 확인한 최 주무관은 물을 퍼낸 뒤, 다시 귀가했다.

하지만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빗소리는 더욱 커졌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 최 주무관의 발길은 다시 학교로 향했다.

최 주무관은 “송풍구를 통해 들어오는 빗물의 양이 너무 많아 컴퓨터실과 서버실, 상상이룸교실 등으로 누수가 이어질 긴박한 상황이었다”라며 “상상이룸교실은 유치원 아이들의 교실로 사용돼야 할 공간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학교에 도착한 최 주무관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 자신의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는 충남 부여군 임천면 시골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골집에 보관하고 있던 수중 모터와 농업용 비닐 호스를 챙기기 위해서다.

당시 공주지역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시골집까지는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였다.

빗속을 뚫고 장비를 챙겨온 최 주무관은 학교 체육관 냉난방기실에 모터를 설치하고 호스를 연결해 물을 빼내는 조치를 새벽 4시30분까지 이어갔다.

비상조치를 마친 이후에도 최 주무관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16일까지 2박 3일간 학교 보건실에서 쪽잠을 자며 학교 시설의 안전을 살피기도 했다.

임향 공주교동초등학교 교장은 “최 주무관은 평소에도 책임감이 강하고 봉사 정신이 투철해 자신의 업무 외에도 학교 일이면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서 동료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었다”라며 “최 주무관같이 학교에 헌신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충남교육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주무관은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우리 집을 관리하듯 학교 시설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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