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내들 ‘사랑받는 아내·며느리 되기’

2004.10.01 18:14

“농사일이 힘들지만 내가 땀 흘린만큼 소득이 돌아오고, 남편과 시어머니가 잘해 주셔서 행복합니다”

외국인 아내들 ‘사랑받는 아내·며느리 되기’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외국인 여성 농업인들을 위해 마련한 ‘사랑받는 한국 며느리(아내)되기’ 행사에 참석한 박분자씨(34·중국 동포)는 6년 남짓한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선양 출신의 박씨는 1998년 한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경기 연천에서 농사를 짓는 류병노씨(46)를 만나 중매 결혼을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박씨는 시어머니(76)와 남편, 정경(6), 승경(4)이 자매 등 5명이 단란하게 살며 50마지기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로 네번째 맞이한 이 행사에는 박씨 이외에도 30여명의 외국인 여성농업인들이 참가했다. 국적별로는 일본에서 시집온 여성 15명, 중국인 9명, 필리핀인 3명, 베트남인 등이었다.

갈수록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고 있지만 외국에서 낯선 한국땅으로 시집와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외국인 여성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들 외국인 며느리들은 다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탓인지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맵시들이 고왔다.

박씨 옆에서 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동정과 옷고름매기에 열중하던 베트남 출신 디우미씨(29·한국명 장유미)는 “남편(40)과 한국인 엄마가 행사에 가서 열심히 배우고 오라고 했다”며 서툰 한국말을 했다. 한국에 온 지 3개월밖에 안된 디우미씨는 “베트남에서 고기 잡는 일을 하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농사일을 배워 서툴지만 재미있다”며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이 잘 대해줘 행복하다”고 말했다.

1997년 교회를 통해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일본인 가나다 쇼오코씨(36)는 “지난 6월 일본 나고야 고향에 다녀왔는데 욘사마 배용준씨의 인기가 높아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며 웃었다.

이날 교육은 생활예절 및 다도실습, 우리가락 익히기에 이어 오후에는 토란탕과 수수부꾸미 만들기 등 전통 세시음식체험, 규방공예 실습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농업기술원 최미용 생활개선담당은 “외국인 여성농업인들이 한국에서 원만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경태영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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