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자랑

‘자전거도시’ 삼백

2004.09.11 10:08

예로부터 쌀·누에·곶감이 많이 나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상주시.

요즘은 ‘삼백의 고장’ 외에 다른 수식어가 붙었다. ‘자전거 도시’란 별칭이다. 자전거 보유대수가 8만5천여대로 가구당 평균 2대(전국 평균 0.5대)에 이르고 수송분담률도 18.6%(전국 2.4%)에 이를 정도로 자전거 타기가 생활화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전거의 ‘은륜(銀輪)’을 추가, ‘사백(四白)의 고장’이란 말도 나온다.

아침, 저녁이면 시가지 곳곳에 회사원과 학생들의 은륜 행렬이 이어지고 양복이나 치마를 입은채 자전거를 타는 풍경이 자연스러운 곳. 시청 내에 자전거 담당 부서가 설치돼 있고 해마다 전국 규모의 사이클대회와 자전거축제가 열리는 상주에서 자전거박물관은 고장의 상징이자 자랑이다.

상주시내에서 25번 국도를 따라 충북 보은 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자전거 바퀴 형상을 한 건축물이 나온다. 이 곳이 남장동 옛 남장분교에 세워진 ‘상주 자전거박물관’이다.

1백37평의 작은 규모지만 2002년 10월 개관한 이래 지금까지 관람객이 13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목마에 바퀴를 달아 발로 땅을 차고 나가는 세계 최초의 자전거인 ‘드라이지네’(1813년)에서부터 1835년 영국의 K 맥밀런이 만든 최초의 페달식 자전거 등 초기 자전거들이 전시돼 있어 변천 과정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바퀴를 축구공 모양으로 만든 축구공 자전거와 외발 자전거, 누워서 타는 자전거, 3~5층 자전거, 허리로 핸들을 조작하는 트라이크 자전거 등 각종 기이하고 이색적인 자전거들도 대거 전시돼 있다. 국내 자전거 역사 코너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전거와 우편배달부 자전거, 술 배달 자전거, 자전거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책자 등이 전시돼 향수를 자아낸다. 이밖에 자전거 페달을 돌릴 때 마다 스크린에 인체 골격 움직임이 나타나는 기구 등 각종 체험 시설이 마련돼 있다.

박물관 앞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삼륜 자전거 등 자전거 100여대를 비치, 무료로 빌려주고 있어 어린이와 가족 단위의 관람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이 곳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박물관 위 쪽의 곶감마을을 지나 2~3㎞ 가량 떨어진 상주의 최대 고찰 남장사 등을 둘러보면 가족 나들이로 그만이다.

전병순 상주시 자전거문화담당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곡창지대로 교통과 경제의 중심지여서 1910년대에 다른 지역보다 먼저 보급된데다 지형이 평탄해 자전거 이용이 보편화됐다”며 “자전거박물관은 환경친화적인 우리 고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최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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