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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 붕괴참사' 수사 대상 현대산업개발 임원, 화정 붕괴 아파트 시행사 대표 맡았다

2022.01.13 14:06 입력 2022.01.13 15:08 수정

현재 HDC아이앤콘스 대표

지난 11일 외벽이 붕괴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현장.  연합뉴스.

지난 11일 외벽이 붕괴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현장. 연합뉴스.

지난해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은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 붕괴 참사로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현대산업개발 고위 임원이 최근 붕괴사고가 난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시행사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행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다. 경찰은 이 임원을 포함해 현대산업개발 전 대표 등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입찰방해 혐의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상무보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2020년 학동 4구역의 건물철거 업체로 한솔기업이 선정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재개발조합 측의 부탁을 받고 한솔기업에 사전에 입찰 예정가를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기업은 이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68억8000만원이었던 공사 예정가에 만원 단위까지 일치하는 금액을 써 내 철거업체로 선정됐다.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돼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돼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공사를 따 낸 한솔기업은 단가를 크게 낮춰 재하도급을 줬다. 결국 이 공사현장에서는 지난해 6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쳤다. 그 결과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한솔기업의 하도급업체 선정과 관련, 윗선에 보고해 결재를 받은 문건을 확보했다. 해당 문건에는 당시 현대산업개발 본부장과 대표이사의 결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당시 본부장 B씨는 현재 HDC아이앤콘스 대표를 맡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이 회사는 지난 11일 신축 중이던 39층 건물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난 서구 ‘화정 아이파크’ 1단지와 2단지 시행사다. 경찰은 조만간 B씨와 당시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동 4구역에서 정상적으로 입찰이 진행됐다면 적정 가격으로 다른 업체가 공사를 수주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면서 “수사 대상이 누구인지 확인해줄 수 없지만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일 아파트 공사현장 하청 업체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이 진행된 업체는 철근 콘크리트 공사를 하청 받아 직접 공사를 시공한 업체와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한 업체 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하려 했지만 추가 붕괴 우려로 현장이 통제되면서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의 현장사무소가 봉쇄돼 추후 자료 대조 등을 위해 붕괴 원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하청업체를 우선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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