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강남·고양…수도권 터미널 문 닫는다

2022.12.12 20:40 입력 2022.12.12 20:49 수정

경기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성남종합버스터미널 내 폐업 상가 앞에 12일 임시터미널 운영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기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성남종합버스터미널 내 폐업 상가 앞에 12일 임시터미널 운영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성남터미널 이달 말 폐업 예고
도심공항터미널은 2년째 휴업

SRT 등 대체 교통수단 늘고
코로나로 이용객 ‘뚝’ 경영난
식당 상인들 “막막한 심정”

“이전에는 복잡해서 다니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썰렁하기만 하네요.”

12일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상인들은 “터미널이 문을 닫으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인들의 말처럼 이날 터미널 1층 대기실 의자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매표소 앞에서도 이용객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했다. ‘임대 문의’가 붙어 있는 상가도 쉽게 눈에 띄었다. 굳게 닫힌 철문 앞에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 폐업에 따라 임시터미널을 운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7년째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안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51)는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70% 정도 감소했다. 그만큼 오가는 사람이 줄었다”면서 “갑작스럽게 폐업한다는 소식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2004년 개장한 이후 ‘경기 남부권의 관문 역할’을 해왔던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이용객 감소의 영향으로 이달 말 문을 닫는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운영업체인 NSP가 최근 적자 운영을 이유로 폐업 허가를 신청했고 성남시는 이를 수리했다. 성남시는 대신 현 성남종합버스터미널 건물 택시 승차장 쪽에 임시터미널을 설치해 시민 불편을 줄이기로 했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 폐업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수서고속철도(SRT)와 경강선 개통 등 대체 교통수단이 생기면서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결정타를 날렸다.

실제로 SRT 개통 후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이용객 수는 25%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SRT는 수서역과 경기 동탄, 평택 지제역 등을 거쳐 전남 목포까지 가는 열차다. SRT 개통으로 이전까지 터미널을 이용했던 서울 강남권과 강동권, 경기 남부권 시민들이 고속버스 대신 고속철도를 선호하게 됐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이동량이 감소하자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2019년 하루 평균 6700명이던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승객 수는 2022년 기준 약 3500명으로 47%가량 줄었다.

성남시 관계자는 “경강선, 수서발 고속열차 등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하면서 고속버스 이용 승객 수가 줄었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차 이용이 증가하면서 승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인적이 드문 터미널 안에서 한 승객이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12일 인적이 드문 터미널 안에서 한 승객이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버스터미널 폐업은 주로 인구가 적은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수도권에 위치한 버스터미널이 폐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한국도심공항터미널이 운영 32년 만에 폐쇄 위기에 놓였다. 1990년 문을 연 도심공항터미널은 서울 도심에서 체크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시설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2020년 4월부터 운영이 중단됐으며, 향후 운영 재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강남구와 주민자치위원장연합회는 주민 6만5826명이 서명한 정상운영 촉구 서명부를 한국도심공항 측에 전달했다.

1999년 개장한 고양시 화정시외버스터미널도 문을 닫을 처지다. 이 터미널을 운영해온 업체는 최근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고양시에 폐업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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