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前수사팀 감찰 불가피

2005.07.01 07:56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30일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수감됨에 따라 과거 임명예회장을 수사선상에 제외했던 인천지검 전임 수사팀에 대한 감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과거 수사 때 인천지검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이자 차기 검찰총장 후보 중 한명인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이 때문인지 검찰은 고심하는 빛이 역력하다. 당장 김종빈 검찰총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범죄사실이 나왔다고 무조건 전임 수사팀에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어렵지 않냐”며 감찰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혹 많은 수사 유보=대상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던 인천지검은 지난해 1월 임명예회장에 대해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리며 사실상 수사를 유보했다. 당시 이유는 임명예회장의 혐의를 입증해 줄 직원들이 해외로 도피해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지난 1월 대상 직원들의 횡령 혐의에 대한 선고를 하면서 해외도피 직원들에 대한 조사없이도 임명예회장에게 혐의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등은 임명예회장과 사돈뻘인 홍석조 현 광주고검장(임명예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돈, 홍고검장은 이건희 회장의 처남)이 당시 인천지검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수사팀이 서둘러 ‘봐주기 수사’를 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지난 4월말 인천지검에 임명예회장에 대한 재수사 검토 지시를 내리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전임 수사팀에 대한 감찰 여부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명예회장이 혐의가 확인돼 구속됨에 따라 전임 수사팀에 대한 감찰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전임 수사팀 감찰, 파문 예고=임명예회장 전임 수사팀에 대한 감찰은 단순히 당시 수사검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시 인천지검장이었던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과 바로 후임 인천지검장이자 임명예회장과 사돈뻘인 홍석조 광주고검장 등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백 지검장은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감찰 결과에 따라 파문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검찰 수뇌부가 깊은 고심에 빠졌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수사는 살아있는 생물같은 것인데 전임 수사팀 때 안나왔던 사실이 새 수사팀에서 나왔다고 무조건 감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검 감찰부 관계자도 “검찰이 1차 불기소한 것에 대해 고검에서 재수사 명령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다”며 감찰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임명예회장이 구속기소된 상황에서 전임 수사팀을 감찰하지 않으면 다시 한번 여론의 비판이 거세게 일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감안, 감찰부 관계자는 “일단 기소가 이뤄진 뒤 수사팀 보고를 보고 감찰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결국 검찰로서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감찰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준기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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