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韓 전 검사장 거짓말탐지기 거부, 제보자 정씨 고향 선배는 조사 받아

2010.09.14 02:50

‘스폰서 특검’ 편파수사 논란

법무차관은 직접 조사키로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기준·한승철 전 검사장이 지난달 30~31일 특검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현직 검사들의 범죄 혐의 입증에 주요한 참고인인 정씨의 고향 선배 구모씨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은 것은 물론 소환도 여러 차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편파수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민경식 특별검사팀은 박·한 전 검사장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로 불러 부산·경남지역 ‘스폰서 검사’ 실태를 폭로한 정씨와 대질조사를 추진했다.

당시 정씨는 “쌍방 진술의 진위를 가려보자”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을 것을 이들 검사장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박 전 검사장은 대질 자체를 거부했고, 한 전 검사장은 대질조사는 수용했지만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거부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누명을 벗으려는 피의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자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건처럼 향응 제공자인 정씨와 수수자인 검사들 사이에 진술이 완전히 다르고 물증이 부족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검사장은 법적 강제력이 없고 증거능력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사를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지난해 3월 한 전 검사장이 주재한 회식에 동석했던 구씨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구씨는 앞서 검찰 진상규명위원회 때 5차례 조사받은 것을 비롯해 특검에서도 진술 신빙성을 추궁당하는 등 10여차례나 조사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구씨가 한 전 검사장의 뇌물수수와 김모 부장검사의 성매매 혐의를 모두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참고인이라는 점에서 흠집내기식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은 또 진정서 묵살 의혹을 받고 있는 황희철 법무차관에 대한 직접 조사 방침을 확정했다. 지난주 부산 현지에 파견된 수사팀은 정씨가 팩스를 보낸 장소로 유력하게 거론된 금정구 소재 문방구 두 곳을 방문조사했다. 특검은 팩스기에 저장가능한 송수신 기록이 50개로 제한돼 지난 2월 정씨가 보낸 팩스 기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한편 지난 10일 MBC 「PD수첩」 제작진을 포함, KBS·SBS 시사교양 PD와 방송작가 240여명은 사건의 제보자인 정씨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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