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내정자, 한국외대 총장 시절 ‘금수저 가정’ 조사”

2022.04.15 20:45 입력 2022.04.15 22:34 수정

교육위 박찬대 의원, 의혹 제기

출근하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연합뉴스

출근하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연합뉴스

2015년 고위공무원·정치인·기업인 등 ‘특정 직업군 학부모’ 전수조사
대학 측 “자문 구하기 목적”…학생들 “부모 직업군도 상대평가” 비판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내정자(사진)가 총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부모가 특정 직업군을 가진 이른바 ‘금수저’ 학생의 가정환경 조사를 시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2014년 한국외대 총장으로 부임했고, 이듬해 ‘주요 학부모’라는 이름으로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 의사, 법조계 등 특정 직업을 가진 재학생과 휴학생의 부모에 대해 전수조사했다. 특정 직업은 2급 이사관 이상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종합병원 과장 이상 의사, 판사·검사·변호사, 대기업·금융권 임원, 일반기업 대표 등으로 추가로 ‘학과장의 판단으로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부모’도 포함됐다.

의원실은 “심지어, 공문에 기타 분류 예시로 의사/○○병원 내과 과장, ‘대규모 ○○식당 운영’ 등을 제시했다”면서 “부모들의 사회적 지위, 경제력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당시 조사 목적을 “학부모 네트워킹을 통해 대학 비전과 발전 공유, 학교 발전에 대한 학부모 의견 청취, 발전기금 모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학교 소식지 발송, 학부모 간담회 초청, 지속적 관심과 협조 유도”라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한국외대 학생들은 페이스북 대나무숲 계정에 “세상에 안 중요한 학부모가 있나요?”라며 항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학생회도 “학생들을 상대평가로 줄세우는 것도 모자라 학부모 직업군도 상대평가한다”며 비판했다. 문제가 커지자 학교 측은 “대학 발전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소통하기 위한 공문”이라고 해명했다.

박찬대 의원은 “학부모 직업군 조사는 학생을 서열화하고 위화감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금수저 가정환경조사”라며 “돈 있고 권력 있는 학부모의 목소리만 듣고 평범한 직장인·자영업자 학부모들의 의견은 듣지 않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내정자가 총장 재직 시 학내 구성원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는 증언과 자료가 쏟아진다”면서 “이런 리더십과 공감 능력으로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해 미래지향적 교육정책을 수립할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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