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한 연예인 선망… ‘성형 상품’으로 확산

2013.08.30 00:00

‘키수술’ 성행 왜

“키수술 해서 연예인처럼 되고 싶어요.” “키수술 하고 싶은데 합병증이 고민이에요.”

2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키’ ‘수술’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자, 흔히 ‘키수술’로 알려진 사지연장술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검색됐다. 부작용·합병증부터 수술비용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했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수술임에도 수요는 엄청났다. 하지만 부작용이나 합병증 사례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수술 상담을 받는 환자도 늘어났다. 분당차병원 정형외과 이동훈 교수는 “3년 전에 비해 수술 건수가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기자가 28일 사지연장술을 전문으로 한다는 강남의 한 정형외과에 ‘키수술’ 상담을 하려 하자 “다음달 16일까지는 상담이 어렵다”고 했다. 재차 물었지만 병원 관계자는 “자리가 전혀 없다”며 “9월16일이 아니면 10월로 넘어가야 한다. 상담받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키에 대한 한국 사회의 열망은 남다르다. 사회의 요구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2009년 11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대생이 “키 180㎝ 안되는 남자는 루저(loser)다” “때리는 남자보다 키 작은 남자가 더 나쁜 놈”이라고 말해 논란이 있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노동시장에서의 신장 프리미엄(height premium)>이라는 논문에서 “30~40대 남성의 경우 키가 1㎝ 증가함에 따라 시간당 임금이 1.5%씩 상승하는 등 임금에 ‘신장 프리미엄’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키에 대한 이 같은 열망은 왜곡된 성형시장과 서구 중심 문화의 결과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화평론가 경희대 이택광 교수는 “과거에 성형이라는 것은 기형을 치료하거나 사고가 났을 때 회복시키는 보완술이었으나 현재는 하나의 상품이 됐고, 시장도 과포화됐다”면서 “성형의술이라고 하는 임상의학의 이데올로기가 새로운 외모의 기준을 만들어내며 생긴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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