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불편한 진실

왜 시장 커졌나… 보신문화·TV 속 ‘쇼닥터’ 한몫

2015.07.31 22:17 입력 2015.07.31 22:18 수정

건강보다 ‘산업’ 챙기는 정부 탓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몸에 좋다면 일단 먹고 보는 한국인 특유의 ‘보신문화’와 ‘건강염려증’, 제약회사 또는 식품회사들의 홍보전, 그리고 소비를 부추기는 ‘쇼닥터’들의 합작품이다.

쇼닥터는 방송 등에 출연해 의학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치료법을 제시하는 일부 의사를 일컫는다. 이들이 TV 건강프로그램이나 홈쇼핑 등에 출연해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예찬하면 시청자들은 이를 믿고 무턱대고 구입한다. 지난해 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의사는 “5년간 난임을 겪던 여성에게 유산균을 처방했더니 한 달 뒤 임신이 됐다”고 ‘선전’한 뒤 자기 이름을 붙인 유산균 제품을 홈쇼핑 등에서 광고한 일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의료계 자정차원에서 ‘의사 방송출연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또 근거 없는 치료법이나 비의학적 시술을 주장하는 등 ‘선’을 넘는 쇼닥터들을 걸러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키로 했다.

정부 책임론도 거론된다. 국민건강보다 건강기능식품 산업 육성에 방점을 둔다는 주장이다. 박병주 서울대 의대 교수는 “‘산업’에 기운 정부의 의지 때문에 국민보건을 우선하는 접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정부는 의학적 근거를 정밀히 검토해 시판허가를 해주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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