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

하루 수백명씩 확진…대구 시민들 ‘코로나 트라우마’

2020.03.01 17:24 입력 2020.03.01 22:58 수정

첫 확진자 나온 이후부터 심리상담건만 1만8850건

“별것 아닌 얘기에도 화내, 마스크 구매 못해 불안도”

<b>언제쯤 출입금지 띠를 떼어낼까</b> 1일 대구시 북구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 중인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은 지난달 23일 국가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연합뉴스

언제쯤 출입금지 띠를 떼어낼까 1일 대구시 북구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 중인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은 지난달 23일 국가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로 대구 시민들은 되도록 외부활동이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여기에 날마다 수백명씩 확진자 속출 소식을 접하면서 정신적·심리적 압박과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불안, 마스크 등 개인 필수품 구입에 대한 불만 등 민원 접수 건수가 코로나19 초기에는 200~300건이었지만 확진자가 급등세를 보인 지난달 20일 이후에는 1500~1600건으로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 사는 박모씨(50·회사원)는 최근 가족과 대화할 때 되도록 민감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명씩 쏟아지면서 가족들이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평소 쉽게 하는 농담도 요즘에는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거의 코로나19 노이로제를 앓는 수준에 이르고, 별것 아닌 얘기에도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시민 사이에서 이른바 ‘코로나19 트라우마’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큰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전문기관의 심리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일 대구시는 광역 및 구·군 정신건강복지센터 9곳의 정신건강·임상심리 전문의와 전문상담요원으로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심리지원단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확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전화 상담은 물론 문자메시지, e메일을 통한 상담을 진행한다.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31번째)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10여일 동안 상담 건수는 전화 1460여건, 문자메시지 1만7390여건 등 모두 1만8850여건이지만 갈수록 상담 요청이 늘고 있는 추세다.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상담을 요청하는 시민 대부분이 ‘불안하다’거나, 외부인과의 접촉이 거의 사라지면서 ‘답답하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최소한의 필요 물품 구매가 힘들다는 불만도 많다.

코로나19 검사를 대기 중인 일부 시민들은 “확진 판정이 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죄책감을 느낀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상담 수요가 늘자 대구시는 기존 115명의 전문요원에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요원 11명을 파견받는 등 심리지원단 조직을 확대했다.

2일부터는 육군본부 상담요원 13명이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어서 전체 상담 인력은 모두 139명으로 늘어난다.

이종훈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일반적인 수준의 불안감과 약간의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만, 일상생활이 방해될 정도로 불안정 상태가 며칠 이상 계속되면 심리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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