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초심으로 돌아가 진상규명 할 것” 새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에 전명선씨, 22일 팽목항 방문

2014.09.21 21:42 입력 2014.09.22 09:41 수정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기소권 확보돼야”

세월호 참사 가족들이 ‘대리기사·행인 폭행’ 의혹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집행부를 대신할 새 집행부를 꾸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21일 저녁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 옆 경기도미술관에서 총회를 열어 위원장에 전명선 전 진상규명분과위원장을 선출했다.

“4·16 초심으로 돌아가 진상규명 할 것” 새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에 전명선씨, 22일 팽목항 방문

전 신임 위원장은 “4월16일 참사 당시 초심, 부모의 순수한 마음으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그날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특별법을 두고 “진상규명을 위해 당연히 수사권·기소권이 확보돼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수석부위원장엔 최성용씨가 뽑혔다. 유경근 대변인은 유임됐다.

이날 총회엔 희생자·실종자·생존자 학생 가족 229가구가 참석했다. 지난 17일 택시기사와 행인을 폭행했다는 논란이 일자 김병권 위원장과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등 관련자 5명을 포함해 임원 9명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김병권 전 위원장, 김형기 전 수석부위원장은 총회에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물의를 끼쳐서 죄송하다. 사건은 법 절차를 따르고, 이후 유가족으로서 열심히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새 집행부는 22일 진도 실종자 가족 위로 방문을 첫 일정으로 잡았다.

세월호 전 집행부 일부와 대리기사·행인 간 폭행 사건에도 세월호 가족과 특별법 제정을 지지하는 움직임은 이어졌다. 청소년 세미나 모임 ‘세모’ 소속 고등학생 4명과 중학생 1명은 22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6일 ‘노란 리본 금지’ 지침을 내린 교육부를 인권위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 중산고 2학년 양지혜양(17)은 “교육부 지침이 학생들의 교육적 권리도 빼앗으려 하는 데 문제의식을 느껴 제소를 결심했다”며 “노란 리본 금지 지침은 또 하나의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이다. 참사 이후 부각된 교육의 폐쇄성은 아직까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b>진지한 대화</b> 20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농성장을 찾은 청소년들이 가족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조형국 기자

진지한 대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농성장을 찾은 청소년들이 가족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조형국 기자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세모’ 등에서 활동하는 학생 11명이 세월호 천막 농성장에서 참사 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가족대책위가 ‘국민과의 간담회’ 1회로 마련한 이 자리는 학생들이 묻고 가족이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참사 뒤 변화를 묻자 고 정휘범군 아버지 정무길씨는 “아이 이름이 늘 앞서는 휘범 아빠였다. 지금 내 이름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김승혁군은 쌍둥이 형을 두고 저 세상으로 갔다. 어머니 장명숙씨는 “아침에 자는 큰아이를 깨우러 가면 팽목항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승혁이 모습이 있다. 아침마다 죽은 아이를 같이 본다. 너무 힘들다”고 했다. “큰아이는 작은아이 옷을 안 입는다. ‘미안해서 못 입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최근 세월호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상황을 두고 “정부에서 국민이 세월호를 잊게 만드는 것 같다. 세월호를 과거 속에 묻으라는 식으로 나오는 게 제일 무섭다”고 했다. 가족에게 특별법 문제를 해결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심경도 물었다. 김응대씨는 “여러분 같은 학생들이 날개를 펴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가만있으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학생들이 숨진 아이들이 또래라 더 슬프다는 말을 전하자 정무길씨가 눈가를 붉혔다. 그는 “집에 가서 부모님을 아무 말 없이 꼭 한 번만 안아달라. 그런 게 여기 맺혀 있다”고 말하고는 가슴을 쳤다. 장명숙씨가 학생들을 배웅하며 말했다. “아프지 말고 제발 건강하세요. 씩씩하게 커야 해요. 여러분한테 바라는 건 그것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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