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덜한 공무원·교사 선호 당연” 이유있는 여성 약진

2013.04.30 22:35 입력 2013.04.30 23:27 수정
특별취재팀

김선영씨(31·가명)는 지난해 충북지역에서 일하는 9급 공무원으로 변신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일한 지 5년 만이다. 그는 “훗날 결혼 뒤 아이를 갖게 되면 학원강사로 되돌아가기가 쉽지 않을 게 뻔해 틈나는 대로 죽어라 공부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는 박선미씨(28·가명)는 직업 선택에 만족해한다.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출산·육아 문제로 도중하차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상대적인 위안을 느낀다. 약학대학원에 다니는 한승선씨(24·가명)는 “같은 학번 동기 중 3분의 1이 직장을 다니다가 다시 시험을 치러 약대에 입학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왜 지금 ‘여성 일자리’인가]“차별 덜한 공무원·교사 선호 당연” 이유있는 여성 약진

2008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대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업선호 실태 조사에서도 여성 선호 제1직업은 교사, 공무원 등이었다. 지난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중 85.9%, 약사의 64.1%가 여성인 것 등은 여성들의 직업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다.

여성들은 왜 공무원이나 교사 등을 선호하는가. 첫번째 요인은 일반기업에 비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위협이 적다는 것이다. 주변 눈치 보지 않고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육아 휴직이 가능하다. 올해부터는 공무원의 불임·난임 휴직기간이 2년까지 늘었다. 임신 12주 이내, 36주 이상 여성에 한해서는 근무시간 2시간 단축 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다. 중소기업 등에 다니는 여사원들이 보기에는 ‘생각하기 힘든 제도’들이다.

두 번째는 직무차별이 덜하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공공기업이나 전문직종은 입사 후 여성이라는 이유로 직무차별을 받는 것이 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압적인 조직문화도 덜하다. 3년차 중학교 교사인 이현순씨(29)는 “회식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있고 그런 자리에서도 절대 술을 강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설적이지만 남자들이 배우자감으로 공무원·교사들을 꼽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결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년간 이상적 배우자상 조사에서 1등 신붓감 직업으로 ‘교사’가 13회, ‘공무원·공사 직원’이 4회 꼽혔다. 이효주 듀호 커플 매니저는 “여교사는 육아휴직이 가능하고 출퇴근 시간이 정확해 가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남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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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전병역(산업부)·김재중(정책사회부)·남지원(사회부)·이혜인(전국사회부)·이재덕(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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