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결혼식’ 언론 오발탄

2006.02.21 17:46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안했고, 오보로 밝혀진 이후에도 포털 등 남 탓만 했다.’

‘지하철 결혼식’ 언론 오발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최근 성명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안 하고 보도하나’에서 이른바 ‘지하철 결혼식’을 둘러싼 언론 보도가 최소한 두 번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우선 신문과 방송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거치지 않았다. 그 매체들은 그간 “검증과정이 거의 없는 인터넷정보”에 대해 선정주의·속보경쟁으로 사실 확인에 소홀하다고 비판해왔다. 둘째, 그 미담이 연극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반성·사과는커녕 연극을 준비한 학생과 인터넷을 탓했다.

민언련은 “‘지하철미담’이 사회적 관심거리로 대두된 과정에 언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신문·방송이 14~15일자 보도에서 ▲‘미담’ ‘감동사연’으로 소개했고 ▲‘가난한 연인’ ‘눈물의 결혼’ 등을 제목으로 뽑았으며 ▲시민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모금’ 운운의 방향으로 사태를 이끌어갔다는 것이다.

또 일부 네티즌들이 진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으나 언론은 이를 비중있게 반영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담이 연극이라고 알려진 뒤 17일자에서도 언론들은 반성보다 포털과 학생들을 비판하는 데 그쳤다. 민언련은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실보도’이며 비판도 사실에 기초할 때 가치가 있다”고 충고했다.

인터넷 가짜뉴스 방지법으로는 한국언론재단이 3월부터 실시 예정인 온라인 뉴스저작권 보증제 등이 있다.

문화관광부가 표준화한 콘텐츠 식별체계 COI(Content Object Indentifier)를 통해 ‘아쿠아 아카이브’(온라인뉴스 통합DB) 내 콘텐츠에 관리번호와 바코드 등을 통합 발급, 뉴스 훼손을 막는 것이다.

〈김중식기자 uyou@kyunghyang.com〉

-‘지하철 결혼식’동영상 파문 확산 경로-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 파문 확산 경로>▲최초 촬영자-네이버 블로거 ‘루나틱감’은 10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지하철 5호선 화곡역 부근에서 목격한 ‘지하철 결혼식’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림. 이후 인터넷을 통해 확산.

▲최초 보도-연합뉴스가 14일 오후 3시59분에 기사와 함께 동영상 보도.

▲확대보도-국민일보 쿠키뉴스가 14일 오후 한 네티즌의 e메일 제보를 받은 뒤 속보들을 내보냄.

▲확대재생산-네이버·다음 등 포털이 연합뉴스·쿠키뉴스 보도를 전진배치. 대학생들의 졸업작이라는 소문이 제기됨.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언론과 KBS가 14일 보도. 쿠키뉴스는 15일 오전 연출 가능성 보도. 여러 신문들이 15~16일 ‘미담’이라는 식으로 보도.

▲사실 확인 보도-국민일보 쿠키뉴스는 15일 오후 11시30분 연극학과 학생들의 상황극이라는 네티즌 제보를 접수, 16일 오전 2시 연출자와의 인터뷰 보도. 신문·방송이 17일자에 학생과 포털을 비난하는 기사 게재.

〈자료/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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