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파이프도 폭설엔 ‘엿가락’

2006.02.01 18:24

지난해 말 폭설사태로 호남지역 비닐하우스가 사상 최대의 피해를 본 것은 ‘약한 철재 파이프 KS 규격’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도는 1일 “폭설피해 농가의 비닐하우스 쇠파이프를 조사해보니 모두 KS 규격품이었다”면서 “급변하는 기상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KS 규격을 강화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남도가 폭설피해 농가 15곳의 비닐하우스 쇠파이프 7개 유형(A~G)을 수거, 광주·전남중소기업청에 지름·두께·인장강도 점검을 의뢰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점검 결과 15곳 모두 두께 1.5㎜의 KS 규격 쇠파이프였다. 이같은 KS 규격은 적설량이 최고 28㎝가 됐을 때를 기준으로 제조된 것이다. 작년 말 호남지역 폭설처럼 적설량이 28㎝를 넘어서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통상 눈의 무게는 ㎥당 100㎏으로, 예컨대 폭 10m, 길이 20m의 비닐하우스에 50㎝의 눈이 쌓이면 그 무게는 30t에 달한다. 짐을 가득 실은 15t트럭 2대가 얹혀지는 셈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작년 말의 호남지역 적설량은 KS 규격 쇠파이프의 하중 내구력의 3배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쇠파이프가 너무 약해 비닐하우스 농가 피해가 커졌다는 얘기다.

다만 규격을 강화할 경우 농민부담이 늘어나는 게 문제다. 비닐하우스 농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지름 25.4㎜ 파이프 가격은 m당 825원이지만 이보다 한단계 위의 제품인 31.8㎜ 파이프는 1,046원으로 큰 차이가 있어서다.

〈광주|배명재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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