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9개 마을 분산 수시 이동”

2007.08.01 18:24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들은 최초 피랍 지역에서 멀지 않은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안다르, 데약 등 3개 지역 9개 마을에 분산돼 억류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1일 국회 정보위원들을 상대로 한 ‘아프간 피랍 한국인 석방 협상동향 및 대책’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 전했다. 피랍 한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에 대해서도 김원장은 “현재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장은 또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압둘라 그룹’”이라며 “이 그룹은 150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조직이며 지역 주민과 파키스탄 등에서 유입된 세력이 혼재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납치세력은 아프간 정부군과 ‘국제치안유지군(ISAF)’의 추적을 피해 억류 장소를 수시로 변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납치 단체는 7월 12~31일 사이 10차례에 걸쳐 협상시한을 4시간, 12시간, 24시간 등 짧은 시간을 반복해 연장해 왔다”면서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 이후로는 탈레반 대변인 ‘아마디’가 한국군 철수와 수감 동료 석방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납치 단체에 대한 협상 원칙을 고수하고 탈레반 수감자 석방시 예상되는 부담을 우려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원장은 “무고한 민간인이 2명이나 희생된 현 단계에서 납치 단체와의 접촉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모색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테러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잘 알고 있지만 소중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러한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도 인도적 관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국정원은 아프간 정보기관은 물론 미국 등 우방국 정보기관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병렬 의원은 간담회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납치 사건이 탈레반 상부로 계속 올라가면서 이용되는 것으로 보이며, 탈레반이 자기들 입장을 세계에 알리는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의원은 “우리 정부가 이 무장세력에 대해 알고 있으며, (피랍자들의) 위치가 바뀌는 것도 아프간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알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인질들의 건강상태가 매우 안 좋고, 일부는 병원진료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재중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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