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③우리도 청년인가요?]고교·전문대·지방대 졸업자 “우리도 청년인가요?”

2016.01.11 06:00 입력 2016.02.02 18:25 수정

“우리도 청년인가요?”

경향신문 ‘부들부들 청년’ 취재팀이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고교·전문대·지방대 졸업생들을 만났을 때 접한 말이다. “미래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갑갑해요.” 대한민국의 청년 문제가 ‘인서울(In Seoul)’ 대졸자나 취업준비생에만 맞춰져 있다고 보는 ‘청년 밖의 청년들’은 깊은 무력감과 소외감에 절어 있었다.

취재팀이 지난달 지방 도시 특성화고의 3학년 한 반을 찾았을 때 학생들은 “여긴 똥통”이라고 부르고, “(세상에 나가는) 스무 살이 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이 학급 28명 중 14명은 취업했다. 공장에서 3개월간 현장실습을 하고 계약을 연장할지 결정하는 불안정한 사회 진출이다. 4명은 전문대로 진학하고, 4명은 군대나 일거리를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6명은 새해에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학생들은 ‘빵집 운영하는 부모’를 금수저라고 불렀다. 취업한 청년도, 길을 정하지 못한 청년도 “노답(답이 없다)”이라며 서로를 가리켰다.

지난해 20세가 된 청년(1996년 출생자) 중에 인서울 4년제 대학 진학자는 7.17%에 불과하다. 29.75%는 서울 외 지역 4년제 대학에, 20.26%는 전문대에 갔다. 8.95%는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했고, 17.18%는 무직이거나 소재 파악이 안된다. 고교·전문대 졸업(중퇴)자의 상당수는 출구 없는 저임금·단기직의 쳇바퀴에 올라타 있다. 스마트폰은 있지만 고된 하루를 살며 뉴스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지 않는다는 이들은 “헬조선이 뭐예요?”라고 되물었다. 대도시·대졸 청년들이 힘들때 내뱉는 비관까지도 그들에겐 낯선 ‘특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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