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한민국 출발점…부패권력 단죄 지켜볼 것”

2017.03.31 21:07 입력 2017.03.31 21:58 수정

새벽 박근혜 구속 소식에 시민들 잠 설쳐…탄기국, 오늘 오후 규탄 집회

31일 새벽 언론사의 스마트폰 속보 알림에 잠을 설친 이들이 많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날 오전 3시쯤 법원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이 내용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카톡방)에서 공유했다.

둘째 출산을 앞둔 김다혜씨(30)는 소식을 접하고 “대한민국 만세”를 불렀다. 김씨는 “촛불의 힘, 국민의 힘이 통한 것 같다”며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제대로 못하고 직권을 남용해 이득을 취하려 했던 걸 생각하면 무기징역을 받는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지수씨(30)는 “검찰의 구형부터 법원 판결까지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금학씨(46)도 이날 아침 눈뜨자마자 소식을 접했다. 최씨는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면서 가수 김종서씨의 ‘아름다운 구속’을 들었다. 최씨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이 노래가 1위를 한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내 마음 같은가 보다’ 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소식을 접한 요리사 이병민씨(39)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살기 힘들어 런던에 왔다고 얘기해 왔는데, 오늘만큼은 ‘한국도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는 구나’ 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문정재씨(66)도 구속을 받아들였다. 그는 “이번을 계기로 법치주의가 제대로 세워질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보육교사로 일하는 손지연씨(42)는 “‘대통령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묻지 말고, 밝혀지지 않았던 것을 사실 그대로 다 드러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환영의 뜻을 전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박근혜 구속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부패권력을 단죄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으로 가능했다”며 “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는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논평에서 “구속은 철저한 수사의 첫 단추일 뿐”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모든 범죄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 구속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의 구현이자 우리 사회의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후의 절차는 법원이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할 것이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박 전 대통령과 공범자들에 대한 사법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그 과정을 감시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 ‘거짓과 불의가 승리하고 정의와 진실이 패배했다’는 성명을 냈다. 탄기국은 4월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을 규탄하는 ‘전 국민 태극기’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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