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

“정치적 공주, 굴욕적 몰락”

2017.03.31 21:14 입력 2017.03.31 21:21 수정

AFP, 수형생활 상세히 소개

일 언론 “법 건전하게 기능”

아사히 등 일본 신문들이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소식을 일제히 1면에 다뤘다. 도쿄 | 연합뉴스

아사히 등 일본 신문들이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소식을 일제히 1면에 다뤘다. 도쿄 | 연합뉴스

‘굴욕적 몰락’ ‘청와대를 떠나 작은 수용실로’.

31일 새벽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결정하자, 신화통신을 시작으로 AP·AFP·교도·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 외국 주요 통신사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외국 언론들은 박 전 대통령의 비극적 결말에 주목했다.

AP는 “박(박근혜)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심각한 인권침해로 대변되는 독재자 아버지에 대한 보수진영의 향수를 업고 2012년에 당선된 첫 여성 대통령”이라며 “이날 법원의 결정은 박에게는 또 다른 굴욕적인 몰락”이라고 전했다. AFP는 “독재자의 딸이자 국가 수반이었던 박근혜가 20년 가까이 살았던 청와대를 떠나 작은 수용실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고 적었다. 이어 독방에는 나무 바닥에 깔린 접이식 매트리스, TV, 선반, 화장실과 작은 싱크대가 있고 일주일에 두 번 따뜻한 물이 나오는 공동욕실을 쓸 수 있다는 등 박 전 대통령이 겪게 될 수형생활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치적 공주(political princess)’였던 박 전 대통령이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박 전 대통령이 독방에서 지내며 한 끼에 1.3달러(약 1440원)짜리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한국의 상징적 군사독재자의 딸은 이미 부패 스캔들로 탄핵돼 집무실에서 쫓겨났고 이제는 자유마저 잃게 됐다”며 “그의 구속은 지난해 10월 이후 펼쳐진 ‘국가적 대하소설’의 마지막 극적 전개”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박의 구속으로 그의 가족사에 또 다른 비극이 추가됐다”며 “이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투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관련 소식을 전한 뉴욕타임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트럼프 정부에서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미국 의회는 한국을 배워라’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한국 상황을 부러워하는 글이 다수였다.

일본 교도통신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두고 “법과 민주주의 시스템이 건전하게 기능한 결과로 한국 현대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월9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 호재가 되고 보수진영은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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