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 90% 줄인 아일랜드...세계는 플라스틱과의 전쟁 중

2018.04.05 15:18 입력 2018.04.05 15:50 수정

이미지 www.plasticseur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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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23일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우려를 넘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중국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중국발 ‘재활용 대란’은 이미 지난해부터 세계를 흔들고 있다. 문제는 얼마나 앞서서 ‘대책’을 만들었는가다.

유럽의 재활용율은 현재로선 한국보다 훨씬 떨어진다. 2016년 EU의 재활용율 목표치인 22.5%는 한국의 재활용율이 50%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EU 환경기준에 동의한 회원국과 참관국 30개국 가운데 15개국만이 40%를 넘겼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은 유럽플라스틱재활용협회(EPRO) 방침에 맞춰 분리수거를 하고 있지만 연간 유럽 전체의 플라스틱 배출량 2500만톤 가운데 재활용을 위해 수거되는 양은 30%에 불과하다. 다만 한국보다 비닐봉투 사용량은 적다. EU는 현재 1인당 연간 90개인 비닐봉투 사용량을 2026년까지 40개로 줄이겠다고 했다. 한국은 2015년 1인당 비닐봉지 420개를 썼다.

EU는 지난 1월 ‘순환경제’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전 유럽 차원의 폐기물 대책을 발표했다. 제품의 설계, 생산, 사용 전 과정을 재활용 친화적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리사이클링이 기업들에게도 이익이 되게끔 시장 구조를 만들고, 플라스틱 폐기물 양을 줄이며, 특히 바다에 버려지는 것을 막고, 관련분야의 ‘혁신’과 투자를 유도하고, 세계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30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모든 플라스틱(비닐) 포장재를 재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비닐봉지 90% 줄인 아일랜드...세계는 플라스틱과의 전쟁 중

EU가 환경기준을 끌어올리는 것에 계속 반대해온 영국 등 역내 이견이 많지만, 앞서가는 나라들도 있다. 덴마크는 1993년 세계 최초로 종이·비닐봉투에 세금을 도입했으며, 아일랜드는 2002년 ‘봉투세’를 통해 사용량을 90%나 줄였다. 유엔환경기구(UNEP) 본부가 있고 생태관광 수입에 의존하는 케냐는 지난해 8월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비닐봉투를 만들고, 팔고, 쓰는 행위를 모두 금하는 파격적인 시도다. 어기면 3만8000달러의 벌금 또는 최고 4년형을 살게 된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일반적이고 1인가구가 늘어난 대만에선 10명 중 7명이 외식에 의존한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타이베이시는 2015년 8월 ‘일회성·멜라민용기 사용금지 실행지침’을 내놓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1년 뒤에는 대만 북부 학교와 관공서, 대학병원 등 공공시설에서 일회용품이 퇴출됐다. 대만 정부는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제품 유료판매, 2030년 전면 금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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