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5·18 때 광주 방문 여부, 다시 수면 위로

2019.05.14 22:27 입력 2019.05.14 23:08 수정

전 미군 정보관 김용장씨, “광주 비행장 찾아” 증언

당시 계엄군 지휘관들, “왔다” “안 왔다” 엇갈려

증거 없어 아직도 논쟁 중

전두환 전 대통령(88)이 5·18민주화운동 기간 직접 광주를 찾았다는 ‘광주 방문설’에 전 미군 정보요원의 증언으로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용장 전 미군 정보요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두환씨가 1980년 5월21일 정오쯤 K57(광주비행장)에 와서 정호용 특전사령관, 이재우 505보안대장 등과 함께 회의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집단 발포가 이뤄지기 전 회의가 열렸다는 점을 들어 “전두환씨의 방문 목적은 사살 명령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수부대는 이날 오후 1시쯤 옛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집단 발포를 했다. 이 발포로 시민 54명이 숨졌다.

김씨는 5·18 당시 미군 501정보단 요원으로 광주비행장에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정보원을 통해 첩보를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를 기록해 둔 문건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전두환 광주 방문설’은 5·18 직후부터 나왔다. 하지만 당시 계엄군 지휘관들의 증언이 “왔다” “안 왔다”로 갈리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문건이나 확실한 증거도 아직까지는 없다. 진종채 2군사령관은 1995년 12월 검찰 조사에서 “날짜와 시간은 기억이 없지만 5월18일에서 5월27일 사이에 전두환이 광주비행장에 내려와서 전교사령관, 505보안부대장 등을 만나고 갔다는 사실을 2군사령부 참모로부터 사후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백남이 전투병과교육사령부 작전참모도 검찰에서 “5월26일 오전 10시30분∼11시경 광주 공군비행장에 전두환 사령관이 왔는데 사령부에도 갈지 모르니 왕래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소준열 장군이 광주비행장으로 가서 만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전두환을 만났다”고 지목된 사람들은 부인한다. 이재우 505보안부대장은 1995년 검찰 조사에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광주에 왔었다면 제가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소준열 전교사령관도 “그런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참모장을 통해 제가 부임하기 전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를 다녀갔는지 여부는 5·18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그가 5·18 학살의 책임자임을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측 관련 자료 등을 통해 증언의 신빙성을 따져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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