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두 손 든 습관 바꿔준 '내 손 안의 매니저'

2021.01.09 06:00 입력 2021.01.09 10:25 수정

리추얼 도와주는 ‘온라인 플랫폼’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계획 세워도 흐지부지되기 일쑤
‘같은 목표’ 뭉쳐 응원한다면 성과

실천 관리 돕는 챌린저스 등 ‘인기’
기상·홈트·걷기·독서 등 분야 다양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상금·기부

“엄마도 두 손든 습관, 바꿔줘 감사”

누구나 ‘단독자’이고 싶다. 스스로 세운 계획을, 다른 이의 도움 없이, 온전히 홀로 실천해내고 싶다. 그러나 이상은 멀고 현실은 가까운 법. 작삼삼일, 아니 때로는 작심 3시간에 그치는 자신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이럴 땐 스스로의 나약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타인의 조력을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며 서로를 응원하다보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좋은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들을 모아봤다.

[커버스토리]엄마도 두 손 든 습관 바꿔준 '내 손 안의 매니저'

■챌린저스(chlngers.com)

‘돈’을 걸고 자기관리에 도전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운동, 금연, 다이어트, 외국어 공부, 독서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챌린지를 선택한다. 기한은 평균 2주다.

참가자는 본인의 의지 수준에 맞춰 참가비(1만~20만원)를 건다. 미션을 실천할 때마다 인증샷을 올린다. 목표를 85% 이상 달성하면 참가비를 전액 돌려받는다. 100% 달성하면 추가로 상금도 가져갈 수 있다. 반면 달성률 85% 미만은 참가비의 일부만 돌려받게 된다. 상금의 재원은 이들의 미환급금(사실상 벌금)으로 마련된다. 2018년 11월 선보인 챌린저스는 2년2개월 만에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회원의 연령층은 20~44세, 더 좁히면 25~34세가 다수다. 성별로는 여성 2 대 남성 1 정도 된다.

가장 인기를 모으는 챌린지는 ‘기상’. 단일 챌린지로는 ‘매일 오전 6시 일어나기’다. 다음으로는 건강보조식품 먹기, 주3회 헬스장 가기 등이 인기 챌린지인데, 코로나19 이후엔 헬스장 가기 대신 ‘홈트(홈트레이닝)하기’가 급부상했다. 침대·이불 정리하기, 하루 한 번 하늘 보기, 1일 1기사 읽기, 1주 1회 손톱 깎기, 웃는 표정 연습하기 등 챌린지의 범위는 넓고 종류도 다양하다.

챌린저스 운영사 ‘화이트큐브’의 최혁준 대표는 “돈을 내고 의지를 구입한다”는 말로 서비스 특징을 요약했다. 챌린저스가 나오는 데는 최 대표가 대학 선후배들과 자기계발 커뮤니티를 운영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헬스장에는 5만원을 지불해놓고 안 가더라도, 챌린저스에선 1만원만 걸고도 실천을 하게 됩니다. 행동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 측면에서 바라보면, 돈에 꼬리표가 달려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기대하지 않던 보너스를 받게 되면 그 돈을 쉽게 쓰잖아요? 눈에 보이는 벌금이 있다면, 그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려는 심리가 생기는 거죠. 챌린지 참가자의 평균 89%가 목표를 달성하는 이유입니다.”

최 대표는 가장 좋아하는 사용자 리뷰를 소개했다. “20년 넘게 같이 살아온 엄마도 제 습관을 못 바꾸셨는데, 챌린저스가 바꿔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카오프로젝트 100(project100.kakao.com)

챌린저스와 마찬가지로 ‘실천보증금’을 걸고 참여하는 행동변화 플랫폼이다. 챌린저스와 다른 부분은 상설이 아니라 시즌제로 운영되며, 미션 수행 기간이 100일로 길다는 점이다. 카카오프로젝트 100 측은 뇌에 습관이 형성되려면 100일 정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작은 성공을 100일간 쌓아가며 변화를 만들어보자”고 권한다.

카테고리는 자기계발·운동·마음챙김·창작·일상발견·환경·사회변화 등으로 나뉜다. 이들 분야 가운데 구체적 프로젝트를 신청한 후 1만원을 결제하면 100일 인증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미션을 수행한 날짜만큼 돈을 돌려준다. 총기간이 100일인 만큼 하루 성공하면 100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미션을 수행하지 못한 날짜에 대한 실천보증금은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기부된다. 기부처를 선택할 수 있고, 원하는 금액만큼 추가 기부도 가능하다.

■밑미(nicetomeetme.kr)

밑미(meet me)는 ‘진짜 나’를 발견하자는 취지로 출범한 서비스다. 심리·치유를 통한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을 지향한다. 오프라인 심리상담과 습관 형성을 돕는 온라인 리추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리추얼 프로그램은 4주 28일 기준으로 5만~8만원을 내면 참여할 수 있다. 6~20인의 참가자는 프로그램 첫날 화상으로 인사를 나누고 목표를 공유한다. 이후 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리추얼을 수행한 뒤 인증샷을 단체대화방에 올린다. 프로그램 마지막 날엔 다시 화상 대화를 통해 4주간의 경험을 나누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목표 달성 자체보다 같은 리추얼을 수행하는 사람들과의 연대감·소속감에 초점을 맞추는 게 특징이다. 실천이 어려운 날에는 인증샷 대신 “오늘 하루 쉴게요”라는 이모티콘을 올리면 된다.

챌린저스·카카오프로젝트 100과 차별화되는 대목은 ‘리추얼 메이커’의 존재다. 리추얼 메이커는 자신이 꾸준히 실천해온 경험을 토대로 참가자(팔로어)들을 격려·고무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이다.

‘모닝 커피×글쓰기’를 이끌고 있는 리추얼 메이커 박찬빈씨의 본업은 공유주거공간 운영업체 MGRV의 커뮤니티팀 매니저이다. 하지만 커피를 사랑하고, 자신의 집을 가꾸는 경험을 기록하다보니 책을 내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할 때마다 “한 달의 리추얼은 커피 클래스도 아니고, 글쓰기 수업도 아니다. 각자가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가져가자”고 말한다.

밑미는 지난해 8월 출범한 이후 특별한 광고 없이 1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에어비앤비 마케터 출신으로 밑미를 창업한 손하빈 대표는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해본 결과, 따뜻하고 느슨한 연대가 좋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또 “고객 가운데 60% 정도가 온라인 리추얼 프로그램을 이용한 뒤 다음달에 재구매를 하고 있다. 리추얼을 동시에 두세 개씩 진행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프립(frip.cp.kr)

2013년 출범한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이다. 누적 회원이 100만명에 이르며, 전체 이용자의 69%가 25~35세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전문가(‘호스트’라 부른다)와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용자(‘대원’이라 부른다)를 연결해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

본래 아웃도어, 스포츠, 여행 등이 핵심 분야였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부문을 강화했다. 같은 주제를 중심으로 모이는 온라인 취미동호회 ‘랜선클럽’이 대표적이다. 기간은 14~30일이며 가격은 5000원부터 16만원까지 다양하다. 기수마다 빠르게 마감되는 ‘나홀로 조깅’ 클럽의 경우 참가자들은 매일 원하는 시간에 10분씩 달리기를 하고, 그날 달리며 본 하늘 사진을 대화방에 올린다. 호스트는 웜업(준비운동) 영상을 올려주는 등 유용한 팁을 전해준다.

프립은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클래스 ‘프립 VOD’도 개설했다. 공방이나 화실에서 진행하던 오프라인 원데이클래스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서비스다. 참가자는 취미활동에 필요한 도구·재료를 설명책자와 함께 집에서 배송받고, 영상으로 강사의 수업을 들으며 배우게 된다. 한 번 등록하면 6개월 동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커버스토리]엄마도 두 손 든 습관 바꿔준 '내 손 안의 매니저'


■동기·의지는 믿지 마세요…습관은 ‘사소한 실천과 축하’로 만들어집니다

미 스탠퍼드 행동설계연구소장이 제안하는 ‘습관 세우기의 법칙’


미국 스탠퍼드대 행동설계연구소 창립자이자 소장인 B J 포그 박사는 20여년간 6만여명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이면에 작동하는 원리를 탐구했다. 그 결과 ‘작은 것은 강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저서 <습관의 디테일>(사진)에 담아냈다.

포그 박사는 습관을 만드는 데 동기나 의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대신 작고 사소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실천해 습관으로 만들어나가는 일을 강조하며 이를 7단계로 체계화한 ‘습관 설계의 법칙’을 소개했다.

먼저 자신의 열망을 명확히 한다(1단계). 다음으로 열망을 달성하는 데 도움될 행동의 목록을 만들어본다(2단계). 나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 행동을 고른다(3단계). 아주 작게 시작한다(4단계).

[커버스토리]엄마도 두 손 든 습관 바꿔준 '내 손 안의 매니저'


1단계에서 정한 열망이 ‘건강해지고 싶다’라면 2단계에선 운동·소식·수면시간 늘리기 등을 떠올릴 수 있다. 3단계에서 내게 적합한 행동으로 운동을 골랐다면, 4단계에선 실천 가능한, 아주 작은 목표를 정해야 한다. 30분간의 난도 높은 요가 대신 30초간의 스트레칭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포그 박사는 치실 사용을 예로 들었다. “치과 치료를 받던 중 ‘어떻게 하면 치실 사용을 쉽게 만들 수 있을까?’ 자문했다. 내 해답을 의사가 들었다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나는 그날 이후로 이 ‘하나만’ 치실질 하기로 했다.” 포그 박사는 스스로 인센티브 규칙을 만들었다. 다른 이까지 치실질 하면 가산점을 주기로 한 것이다. 약 2주 후, 그는 모든 이에 치실을 쓰게 됐다.

5단계는 적절한 자극으로 습관에 ‘스위치’를 다는 일이다. 저자는 팔굽혀펴기를 습관화하기 위한 자극으로 화장실 가기를 활용했다. 변기의 물을 내리고 나면 바로 팔굽혀펴기를 두 번씩 했다.

다음 6단계는 성공을 즉각적으로 축하하는 것이다. 실천하고 나면 ‘아자!’ 외칠 수도 있고, 이목이 꺼려지면 웃으며 속으로 ‘내가 해냈어!’ 할 수도 있다. 축하의 기억은 뇌에 입력되어 형성된 습관을 반복하고 확대하는 최종 단계(7단계)로 가는 촉매제가 돼준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