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길고양이 1000마리가 독살됐다는데...경찰이 확인한 건 8마리뿐

2021.05.11 16:07

고양이를 찾는 사람들을 표현한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고양이를 찾는 사람들을 표현한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얼마전 대전 대덕구 신탄진 일대에서 수년간 고양이를 독살해온 ‘살묘남’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이 일대에서 약 1000마리의 고양이가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은 사실일까.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직 1000마리의 고양이가 살해됐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11일 밝혔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신탄진 주변 뿐만 아니라 대덕경찰서 관내 전체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최근 10년간 모두 8건의 고양이 폐사 사건 관련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양이 폐사 사건 관련 신고 중에서도 독극물이 사망의 원인으로 밝혀진 사건은 3건(피해 고양이 3마리)뿐이며, 나머지 5건은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거나, 고양이의 사체 없이 신고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지난달 14일 오후 2시쯤 대전 대덕구 석봉로 60번길 폐가에서 고양이 1마리의 사체를 발견한 주민이 신고한 사건과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현장 주변 폐쇄회로(CC) TV 수사와 주변 탐문 수사를 진행해 왔다. 또 고양이의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고양이 사체를 수거하여 같은 달 15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을 의뢰해 같은 달 30일 쥐약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쥐약을 구입한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탐문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앞서 발생한 8건의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살묘남’으로 지목돼온 70대 남성 A씨 등의 행적과 현장 주변 방범카메라 등을 조사했지만 역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쥐약을 발라놓은 닭고기로 길고양이를 독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인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증거불충분’으로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길고양이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길고양이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경찰은 지난 10년간 대덕구 지역에서 길고양이 1000여마리가 독살당했다는 주장은 일단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면서 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10여 년간 고양이를 살해해온 신탄진 살묘남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바 있다.

글을 게시한 사람은 “대전 대덕구의 한 폐가에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며 “이빨 자국이 난 파란색 닭고기에서 몇미터 떨어진 곳에 고양이가 싸늘하게 누워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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