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성별 노동자 대비 임원 ‘남 2.6%, 여 0.4%’

2021.08.06 08:57 입력 2021.08.06 10:51 수정
특별취재팀 송현숙 논설위원·오경민 사회부 기자

면접 가는 길…취업 출구는 어디에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온 여성청년들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여행 가방을 끌며 대기 장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면접 가는 길…취업 출구는 어디에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온 여성청년들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여행 가방을 끌며 대기 장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 후 한국 상장기업의 이사회 풍경이 바뀐다. ‘자본시장법 임팩트’다. 내년 8월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의 등기이사를 특정 성으로만 선임할 수 없도록 하는 개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시행된다. 50·60대 남성이 기본값인 기업 이사회에 적어도 한 명의 여성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견고한 유리천장에 균열을 내기 위한 입법적 시도다. 법 시행을 1년 앞두고 각 기업들은 앞다퉈 여성 임원 영입에 나서고 있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152개 상장사가 94명의 여성 임원을 새로 선임했다.

내년 8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
등기이사 최소 1명 여성 선임 규정
상장사 여성 임원 비율 5.2% 그쳐
성별 임금격차 28.6% ‘세계 최악’

여성가족부가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의뢰해 2021년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사 2246개의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국내 상장사의 여성 임원 수는 1668명이었다. 2020년 1395명에서 1년 만에 273명(20%)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전체 임원 3만2005명 중 여성은 5.2%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5.6%의 5분의 1 수준이다.

상장사 노동자 대비 임원 비율의 성별 격차는 6배 이상이다. 여성 임원 1668명은 상장사 여성 노동자의 0.4%에 그친다. 남성 노동자 대비 남성 임원 비율이 2.6%임을 감안하면 남녀 간 격차는 6.3배에 이른다. 시작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기업의 별’이 되는 일은 멀고 험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165조의 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주권 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아니하여야 한다.(2020·8·5 시행, 2년 경과 조치)


경향신문은 여성의 대표성을 상징하는 여성 임원 조사와 별개로,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국내 성차별 노동의 핵심지표인 성별임금격차 실태도 조사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2167개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202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세계 최악의 성별 임금격차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에서 남녀 직원의 임금차를 뜻하는 ‘페이갭’은 28.60%에 이른다.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중에선 KT(12.2%) 한 곳만 페이갭이 OECD 평균인 12.5%보다 낮았다.

10년 후 세계를 조망한 책 <2030 축의 전환>에선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의 거대한 물결 중 하나로 여성의 힘을 꼽는다. 2030년엔 전 세계 부(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55%가 넘을 것이며 여성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는 국가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경향신문이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1년 앞두고 일터의 성차별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매번 OECD 꼴찌라는 한탄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불평등한 현실을 드러내는 것은 현실을 개선하는 작업의 출발점이다. 전체 상장사의 여성 임원 비율과 성별 임금격차를 분석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 나의 아내가 다니는 회사, 나의 딸이 다니고 싶은 회사는 과연 얼마나 평등한가. 특별취재팀

국내 증시에 상장된 2167개 기업(유가증권 시장 768개사, 코스닥 시장 1398개사)의 여성임원 비율과 남녀 직원의 임금격차(페이갭). 여성임원 0명은 검은색, 1명에서 50% 미만은 회색, 50% 이상은 흰색 테두리 속에 표시했다. 페이갭이 OECD 회원국 중앙값(12.5%)보다 작은 기업은 ☆, 12.5% 이상, 한국의 중앙값(32.5%) 미만인 곳은 ○, 32.5% 이상인 곳은 △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2167개 기업(유가증권 시장 768개사, 코스닥 시장 1398개사)의 여성임원 비율과 남녀 직원의 임금격차(페이갭). 여성임원 0명은 검은색, 1명에서 50% 미만은 회색, 50% 이상은 흰색 테두리 속에 표시했다. 페이갭이 OECD 회원국 중앙값(12.5%)보다 작은 기업은 ☆, 12.5% 이상, 한국의 중앙값(32.5%) 미만인 곳은 ○, 32.5% 이상인 곳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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