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수저 ‘ 받기’로 바꿨더니…선택 ‘뚝’

2021.08.26 21:19 입력 2021.08.26 21:20 수정

배달앱 3사 ‘안 받기’ 옵션 바꾼 지 한 달 만에 6500만건 줄어

일회용 수저 ‘  받기’로 바꿨더니…선택 ‘뚝’

배달앱 3사가 배달 주문 시 ‘일회용 수저 안 받기’를 기본 옵션으로 앱 설정을 바꾼 지 불과 한 달 만에 일회용 수저 주문이 최소 6500만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영향으로 배달 음식 주문 증가에 따른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도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기업의 간단한 시스템 변경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녹색연합은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로부터 받은 ‘배달 주문 시 일회용 수저 선택 비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배달앱 3사는 지난 6월1일부터 기본적으로는 일회용 수저를 주지 않되,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함께 배달하는 것으로 앱 설정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음식을 주문하면 자동으로 일회용 수저를 함께 주고 소비자가 주문란에 ‘일회용 수저 받지 않기’를 요청하는 경우에만 배달하지 않았는데, 이를 반대로 바꾼 것이다.

녹색연합이 배달앱 3사로부터 받은 올해 6월과 지난해 6월 한 달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각사의 주문량 대비 ‘일회용 수저 안 받기’ 선택 비율은 배달의민족 15.8%, 요기요 13%, 쿠팡이츠 21%로 매우 낮았다. 하지만 3사가 앱 설정을 바꾼 올해 6월 한 달간 이 비율은 배달의민족 71.3%, 요기요 62%, 쿠팡이츠 76%로 크게 증가했다. 일회용 수저를 주지 않는 것으로 기본 방침이 변경되자 소비자들도 굳이 일회용 수저를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

녹색연합은 이 같은 시스템 개선으로 올해 6월 한 달간 배달앱 3사에서 최소 6500만건의 일회용 수저 주문이 줄었다고 보고 있다. 단체는 모바일 주문 최소금액을 1건당 2만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통계청 음식서비스 거래액 중 모바일 주문금액에 대입한 뒤 각사의 시장점유율·일회용 수저 안 받기 선택비율을 적용해 감축한 일회용 수저 주문 건수를 추정했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비율을 적용할 땐 일회용 수저를 받지 않겠다는 주문이 1500만건에 불과하지만, 올해 기본값 변경 후에는 최소 6500만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통 2만원어치 배달을 시키면 일회용 수저가 2~3개는 오는 것을 감안하면, 6500만개보다 많은 일회용 수저 주문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등 온라인을 통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 6월 기준 1조9722억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57.3% 늘었다.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 중 모바일을 통한 거래액은 97%이고, 이는 대부분 배달앱을 통한 것이다.

녹색연합은 “배달앱이 문장 하나를 바꾼 뒤 일회용 수저가 이만큼 감소했다는 것은 배달앱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며 “배달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선 배달앱 회사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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