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다중 채무자…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

2024.05.29 07:22 입력 2024.05.29 11:10 수정

시중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 차주들이 1금융권은 물론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기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단기 카드 대출을 이용한 때문이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2월 말 3.4%로, 2014년 11월(3.4%)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일반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2월 말 2.5%에서 1년 만에 1%포인트(p)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2% 초반대로 오른 연체율은 하반기 2% 후반대로 점차 상승세를 나타냈고 올해 들어서는 3% 선을 넘어섰다.

1금융권은 지난해부터 대출 심사를 강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 위주로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또 고금리 장기화에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 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101조3777억원으로, 1년 전(113억1739억원)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1·2금융권 대출에 실패하고 카드론 등으로 소액 급전을 쓰려던 차주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출을 최대한 끌어 쓴 다중 채무자들이 마지막으로 카드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3% 후반대로 올라서면 2003~2005년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취약 차주들의 연체가 올해 하반기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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