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예쁘면 처갓집 울타리까지 예쁘다

2019.11.25 20:50 입력 2019.11.25 20:51 수정

한 가지가 좋게 보이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다 좋아 보인다는 속담이 ‘아내가 귀여우면 처갓집 말뚝에 절을 한다’입니다. 비슷하게는 ‘아내가 귀여우면 처갓집 문설주를 쓰다듬는다’ ‘아내가 예쁘면 처갓집 울타리까지 예쁘다’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귀엽고 예쁜 것과 처갓집 말뚝과 문설주, 울타리는 무슨 관계가 있기에 사위가 좋아할까요? 단순히 아내가 살았던 집과 쓰던 기물이라서 그런 걸까요? 그리고 이 속담을 만든 건 사위였을까요, 처갓집 식구들이었을까요. 아마 둘 다 아닐 겁니다. 이 속담을 만든 사람은 처가 동네의 사람들이었을 겁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이 남편, 아내 사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아내에게 점수 따는 가장 큰 비결은 아내의 친정에 잘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계산 없이도 아내가 자기 마음에 곱고 예쁘면 저도 모르게 처갓집에 잘하게 됩니다. 옛날에 사위는 딸자식의 행복을 좌우하던 사람이라 아무리 미워도 씨암탉 잡고,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극진히 대했습니다. 그런 백년손님이 처갓집 와서 소매며 바짓부리 둥둥 걷고 소 끌고 처가네 논밭으로 나갑니다.

그러자고 외양간 말뚝에 묶인 쇠고삐를 허리 숙여 두 손으로 풉니다. 똑 말뚝에 절하는 모습이지요. 대문 문설주도 삭을세라 쓱쓱 기름걸레로 쓰다듬습니다. 삐죽빼죽 울타리도 토닥토닥 매만져 손봅니다. 그런 바깥작업을 그 동네 사람들이 못 볼 리 없습니다. “하하 이보게, 그러다 처가 닳겠네!”

아내의 솜씨와 마음씨가 예쁘면 궁둥이 붙이고 씨암탉만 받지 않습니다. 바람 들어오는 데 없나, 도배할 때 안 됐나, 보일러는 잘 돌아가나, 부지런히 살피고 둘러봅니다. 처갓집 김장할 때면 고무장갑 끼고 철벅철벅 찬물 만집니다. 남편이 처갓집 고무함지에 끙차! 절할 때마다 아내는 남편 등을 쓰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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