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4월이면 그녀가 오겠지

2022.04.25 03:00 입력 2022.04.25 03:01 수정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노래와 세상] 4월이면 그녀가 오겠지

누구에게나 사이먼 앤 가펑클은 추억이다. 1971년 해체됐지만 여전히 팝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속에 그들은 현재진행형이다. 대표곡들도 많지만 4월이면 ‘에이프릴 컴 쉬 윌(April come she will)’을 듣지 않을 수 없다. 폴 사이먼이 만든 노래로 영국에서 잠시 만났던 여인을 그리워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그들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에 수록됐으며 영화 <졸업>(1967)의 OST로도 쓰였다. 이들 듀오가 한국에서 유명해진 건 이 영화 덕분이었다.

“4월이 오면 그녀가 올 것이다/ 봄비로 시냇물이 넘쳐흐를 때/ 5월이면 내 품에서/ 편히 쉴 것이다/ 6월이면 벌써 변심하여/ 밤거리를 배회하리라/ 7월이면 훌쩍 떠나갈 것이다….”

4월을 제목으로 한 노래치고는 다소 어둡다. 만남과 이별의 정서를 경쾌함으로 포장하여 듣는 이의 가슴을 뒤흔든다. 더스틴 호프먼(벤자민 역)과 앤 밴크로프트(로빈슨 부인)가 출연한 영화 <졸업>에서 모범생이었던 벤자민이 로빈슨 부인의 유혹에 넘어간 뒤 번뇌하는 장면에서 이 노래가 흐른다. 벤자민이 캐서린 로스(일레인 역)의 결혼식장에 난입하여 함께 달아나는 장면에서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가 울려 퍼지며 영화가 끝난다.

사이먼과 가펑클은 해체 이후에도 가끔씩 듀오 무대를 가졌다. 공연기획자들이 완전체 멤버의 내한공연을 추진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2015년 2월 폴 사이먼 없이 아트 가펑클만 단독공연을 했다. 아트 가펑클은 내한공연 당시 듀오그룹과 솔로활동의 차이를 묻자 “듀엣 활동이 ‘버드나무’(willow tree) 같았다면, 솔로 활동은 ‘참나무’(oak tree) 같다”고 답했다. 마치 버드나무 솜털처럼 부드러운 그들의 노래는 이 봄에 참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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