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저격수’ 자처한 박지원

2012.05.29 22:12 입력 2012.05.29 23:31 수정

민주당 존재감 높이고 개인의 위상 부각 뜻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격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29일 충북 청주 명암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대표 경선 인사말에서 “4·11 총선에서 박 전 위원장의 사조직(희망포럼)이 움직여 충북 옥천(보은·옥천·영동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면서 “충북선관위가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 옥천 주민 300여명에게 2억2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는데도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엄광석 방송통신심의위원이 지난해 8월 (인천 옹진군) 지역주민에게 자신이 고문을 맡은 박 전 위원장 지지모임(인천희망포럼) 가입을 권유하고 ‘대선 경선 때 도와달라’며 식사를 제공해 4월 인천지방법원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이 책임은 박 전 위원장에게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다 당직자를 손짓으로 부르고 있다.  박민규 기자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다 당직자를 손짓으로 부르고 있다. 박민규 기자

박 위원장의 이날 ‘박근혜 때리기’는 최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박 전 위원장 접촉설, 박 전 위원장을 지원하는 새누리당 원로그룹 ‘7인회’ 비판에 이은 세번째 주제다. 박 위원장은 앞서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이 전날 7인회를 두고 “처음 듣는 얘기”라고 해명한 것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7인회를 없다고 부인하는 것은 박 전 위원장의 진실성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공박했다.

타깃은 박 전 위원장에게만 맞춰져 있다. 그는 “앞으로 한 사람만 비판할 것”이라며 “가랑비 작전으로 해야 옷이 젖는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검증”이라고 표현하지만 박 전 위원장의 도덕성과 신뢰에 생채기를 내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을 흔들어 민주당의 존재감도 높이고 자신의 위상도 부각시키려는 뜻이 있다. 박 위원장 측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할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대선까지 가랑비는 계속 내릴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의 연이은 공세는 새누리당의 즉각적 반발을 불러왔다. 가만히 놔뒀다간 감내할 수 없다고 봐서다. 박 전 위원장이 박태규씨 접촉 주장에 박 위원장을 검찰에 즉각 고소한 것도 ‘입’을 틀어막으려는 조치다. 친박(근혜) 인사들도 들고 일어섰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저수준의 정치행태를 그만두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대 박근혜’ 싸움은 당분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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