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박근혜, 정수장학회 편들기’ 반발 국감 파행

2012.10.15 21:57 입력 2012.10.16 08:23 수정

새누리 “대선 국감 일관하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15일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은)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장학회의 결정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평소 ‘침묵과 모호한 화법’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장학회를 편들고 나서자 야당 공세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지역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수장학회 문제를 언급했다. 겉으론 “나와 장학회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장학회의 지분 매각 구상을 분명한 어조로 지지했다. 특히 MBC와 정수장학회 측이 부산지역 복지사업에 쓰겠다는 구상이 박 후보에 대한 부산·경남 대선 지원 차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자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후보의 이날 언급은 그의 정수장학회에 대한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수장학회 재단의 재산을 처분하는 데 남이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학회가 ‘강제헌납’된 사실은 도외시한 채 재산 처분의 자유만 인정한 셈이다.

MBC 노조원들이 서울 MBC 본사 사장실 앞에서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협상에 대한 회사 측 해명을 듣기 위해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MBC 노조원들이 서울 MBC 본사 사장실 앞에서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협상에 대한 회사 측 해명을 듣기 위해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야당은 정기 국정감사 일부 일정을 거부할 정도로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통합당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을 중심으로 서울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장학회 측은 “최 이사장이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 사무실에 없다”며 의원들의 이사장실 진입을 가로막았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와 장학회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전병헌 의원은 “무엇이 두려워서 최 이사장이 자리를 피하고 종적을 감추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경민 의원은 “오늘부터 ‘정수근장학회’로 부르겠다”고 말했다. 박정희의 ‘정’, 육영수의 ‘수’로 만든 ‘정수’라는 법인명에 박근혜의 ‘근’을 붙이겠다는 것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도 비난에 가세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 이사장이 MBC 측과 만나 ‘결승의 날이 다가오는데 나도 한몫해야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것은 정수장학회와 관련이 없다던 박 후보 쪽 말과 정면으로 상충된다”며 “자신의 비서였던 최필립을 이사장으로 임명하고, 그 자리를 유지케 한 데는 박근혜 후보가 무관하다고 얘기할 수 없는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감도 파행됐다. 국회 문방위는 서울 상암동 DMC에 위치한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국감에서 개회하자마자 산회됐다. 야당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아서다. 새누리당 문방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고 그 시각에 정수장학회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부득이하게 국감을 진행하지 못했다”며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국감 초반부터 정치국감, 선거국감, 대선국감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앞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수장학회 등을 기화로 국정조사를 논하는 것은 자해 공갈단과 같다”며 “국정감사를 중단할 용기가 있으면 제발 그렇게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은 최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증인 채택을 새누리당이 계속 막으면 국감을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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