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비노 명찰은 버리자” 김한길의 민주당 ‘혁신·화합’이 과제

2013.05.05 22:13 입력 2013.05.05 22:43 수정

민주당 김한길 신임 대표(60)는 5일 아침 집 근처 미용실을 찾았다. 6개월 만의 머리 손질이었다. 잘려나가는 머리카락을 보며 향후 2년간의 민주당을 떠올렸다. 이날 측근들과 함께 서울 내곡동 시립어린이병원으로 가던 차 안에서 “이제부터 김한길과 김한길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가장 먼저 맞닥뜨려야 할 것은 당내 계파 간 갈등 해소다.

김 대표는 전날 당선 수락 연설에서 “친노무현, 비노무현이니 하는 명찰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모두 민주당 명찰을 달자”고 주문했다. 선거 내내 해온 말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 등 5·4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신임 지도부가 지난 4일 경기 일산 킨덱스에서 손을 맞잡은 채 당원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조경태 최고위원, 김 대표, 우원식·신경민 최고위원.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 등 5·4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신임 지도부가 지난 4일 경기 일산 킨덱스에서 손을 맞잡은 채 당원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조경태 최고위원, 김 대표, 우원식·신경민 최고위원.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하지만 계파 갈등은 김 대표 의지만으로 풀기 어려운 상태다. 김 대표와 경쟁했던 범주류 측 이용섭 후보도 이날 낙선 인사를 하며 “지금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는 것”이라 했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는 전당대회에 불참했고 문성근 전 대표 대행은 전당대회 전날 탈당을 선언했다. 김 대표가 문 전 후보와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한 것도 당 화합을 위한 차원이다.

이런 점에서 주요 당직자 인선은 김 대표의 통합 의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신임 최고위원단과 만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탕평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총장은 조정식 의원 등 3선급 의원이 맡는다는 말이 돌고 있다. 대변인단에는 김관영 의원과 유은혜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비서실장엔 노웅래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혁신도 중요하다. 김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사람이 혁신의 최우선”이라고 했다. 측근들은 이를 당직 구성에서 계파·지역 안배 등 기존 관행을 무시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렇게 되면 ‘친노·호남 지명직 최고위원’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노선과 정체성 논란도 마무리해야 한다. 김 대표는 “민생·생활 정치”를, 당은 중도 노선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야권의 진보적 재편은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이념 논란을 뛰어넘으려면 국민들에게 정치 효능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기득권 탈피도 속도감 있게 실행해야 한다. 국회의원 특권 포기와 호남지역 기반 탈피 선언, 상향식 공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날 저녁 신임 지도부들 상견례 겸 회의에서는 서울 영등포당사 대신 컨테이너 당사나 천막 당사에서 새롭게 출발하자는 당내 일각의 아이디어를 논의하기도 했다. 당 쇄신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자는 취지다.

대여관계 설정도 숙제다. 견제와 협조라는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맞춰야 한다. 김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축하전화에 “민생과 안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전날 여야 국정협의체를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남북관계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놓고는 충돌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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